“배당·임원 보수·ESG까지 관여…연금, 대리인 지위 남용” 지적
“자유가 원칙인데 규제가 원칙처럼 작동…원칙과 예외 전도” 주장
“지침 전면 재정비하고 재무적 수익 보호 본연 역할로 복귀해야”

도태우 변호사가 국민연금의 수탁자책임 활동과 스튜어드십 코드 운영 방식에 대해 “위임 범위를 넘어선 경영 개입”이라며 강한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현행 지침이 기업의 자율적 경영 판단 영역까지 광범위하게 관여하도록 설계돼 있으며, 이는 연금의 본래 수탁자 역할을 벗어난 것이라고 주장했다.
도 변호사는 토론회 발언에서 “국민연금이 특정 기업 이사 선임 안건에 반대하는 등의 의결권 행사를 하고 있지만, 과연 국민이 연금에 그러한 경영 판단까지 위임했는지 의문”이라며 “대리인 지위를 넘어선 의사 형성이 전제된 의결권 행사”라고 비판했다.
그는 특히 “원칙과 예외가 뒤바뀌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대한민국 헌법 질서와 건국 이념은 개인의 자유 보호를 기초로 하는데, 현재 연금의 활동은 자유를 전제로 한 최소 개입이 아니라 규제와 감독이 상시화된 구조처럼 작동하고 있다는 것이다. 도 변호사는 “민주정치는 개인의 근본적 자유를 보호하기 위한 장치인데, 지금은 기업 경영 전반을 관리 대상으로 보는 시각이 제도에 반영돼 있다”고 말했다.
문제 제기의 초점은 지침의 적용 범위다. 그는 현행 수탁자책임 활동 지침이 배당 정책, 임원 보수, 이사회 구성, 지배구조, ESG 사안 등 전통적으로 경영 판단에 속하는 영역까지 ‘중점 관리 사안’으로 삼고 있다고 지적했다. 나아가 비공개 대화, 중점 관리 기업 지정, 공개 서한 발송, 주주 제안, 의결권 행사, 소송 제기 등 단계별 대응 수단이 체계적으로 마련돼 있어 “기업 입장에서는 전방위 압박 구조”라고 평가했다.
도 변호사는 이러한 구조가 연금의 본래 목적과 괴리돼 있다고 봤다. “국민연금은 수탁자로서 가입자와 수급자의 재무적 이익, 즉 수익률 보호라는 기본 책무에 우선적으로 귀속돼야 한다”며 “지침은 그 목적에 엄격히 한정해 행사되도록 대폭 축소·정비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수탁자책임 활동이 ‘재무적 가치 훼손’과 직접 연결되는 경우에만 제한적으로 작동하는 체계로 재설계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또한 그는 이 문제가 단기간에 정리되기 어렵다고 보고, 정치권과 사회적 논의를 통한 제도 재점검을 제안했다. 연금의 활동 범위와 법적 근거, 국민 위임의 범위 등에 대한 공론화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한편 국민연금의 주주권 행사를 둘러싸고는 “장기 수익 제고와 기업가치 보호를 위한 정당한 수탁자 행위”라는 반론도 존재한다. 연금 측은 그간 기업가치 훼손 우려 사안에 대해 단계적으로 대응한다는 원칙을 밝혀왔으며, ESG나 지배구조 이슈 역시 장기 재무성과와 연결된다는 논리를 제시해 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