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밸류 투자 성향의 행동주의 운용사 밸류파트너스자산운용은 최근 몇 년간 주주서한과 공개 발언을 통해 복수의 상장사에 대해 주주 관여 활동을 전개해 왔다. 이 과정에서 대상 기업들은 업종과 규모는 달랐지만, 자본 구조와 주주환원 측면에서는 유사한 특징을 보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밸류파트너스가 문제를 제기한 기업들은 공통적으로 본업 경쟁력과 현금 창출력이 충분했음에도 불구하고, 그 성과가 주주 가치로 전환되지 못한 채 시장에서 구조적인 저평가 상태에 놓여 있었다. 실제로 이들 기업은 순현금이 시가총액에 근접하거나 이를 상회했으며, 주가순자산비율(PBR)은 대부분 1배를 크게 밑돌았다.
나이스정보통신은 VAN과 PG 사업에서 확고한 시장 지위를 구축하며 안정적인 영업 현금을 창출하고 있었지만, 주가는 장부가치의 절반 수준에 머물러 있었다. 밸류파트너스는 대규모 순현금을 보유하고도 이를 자사주 매입·소각 등 주주가치 제고 수단으로 활용하지 않는 점을 지적하며, 자본배분 정책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사업 성과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현금 활용 전략 부재가 기업가치 할인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같은 문제의식은 NICE평가정보에서도 제기됐다. 신용정보·데이터 사업이라는 안정적인 수익 기반을 갖추고 있고 ROE 역시 양호한 수준이었지만, 과도한 현금성 자산 보유로 자산 효율성이 떨어지고 있다는 지적이었다. 밸류파트너스는 순현금을 활용한 자사주 매입이 ROE를 구조적으로 끌어올릴 수 있다고 판단하며, 현금 관리 전략이 향후 기업 재평가의 핵심 변수라고 봤다.
삼성SDS 자회사인 멀티캠퍼스 역시 유사한 평가를 받았다. 대규모 설비투자가 필요 없는 교육·HRD 사업 구조로 인해 현금 창출력이 높았음에도, 불필요한 현금 축적이 자본 효율성을 떨어뜨리고 주가 저평가를 고착화시켰다는 분석이다. 밸류파트너스는 저평가 구간에서의 자사주 매입·소각과 배당 확대가 가장 확실한 주주가치 제고 수단이라고 강조했다.
최근에는 삼영무역도 밸류파트너스의 주주 관여 대상에 포함됐다. 순현금성 자산이 시가총액을 웃도는 상황에서, 영업자산과 우량 자회사 가치가 시장에서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밸류파트너스는 이를 기업가치(EV)가 사실상 마이너스로 거래되는 비정상적 구조라고 판단하며, 자사주 매입·소각과 적극적인 배당 정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들 사례를 종합하면, 밸류파트너스의 문제 제기는 특정 기업의 경영 실패보다는 자본배분 전략의 부재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성장 투자 기회가 제한적인 상황에서 현금을 축적하는 선택은 ROE를 희석시키고, 결과적으로 시장에서의 할인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인식이 일관되게 드러났다. 특히 내재가치 대비 저평가된 국면에서의 자사주 매입·소각은 신규 사업 투자보다도 예측 가능하고 확실한 가치 창출 수단이라는 논리를 반복해 제시했다.
밸류파트너스의 접근 방식은 경영권 분쟁이나 이사회 교체 요구와는 거리가 있었다. 대신 ROE, PBR, EV 등 정량 지표를 근거로 자본 효율성 개선을 요구하며, 장기적인 주당 가치 극대화를 목표로 한 관여 전략을 취해 왔다. 결국 밸류파트너스가 주주행동에 나선 기업들의 공통점은 현금은 충분했지만, 그 현금을 어떻게 주주 가치로 연결할 것인지에 대한 전략이 부족했던 기업들이었다는 점으로 정리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