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국민연금 이사장, ‘전문성’이 먼저다

국민연금 차기 이사장에 김성주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내정됐다. 연금개혁에 속도를 내기 위해 과거 이사장 경험이 있는 인사를 다시 불러왔다는 설명이 뒤따른다. 그러나 국민연금의 위상과 역할을 고려하면 아쉬움이 남는 인사라는 평가도 피하기 어렵다.

국민연금은 운용 자산만 1000조 원에 육박하는 세계 최대 연기금 중 하나다. 국내 자본시장은 물론 기업 지배구조, 장기 재정 안정성에 미치는 영향이 절대적이다. 이사장은 단순한 행정 책임자가 아니라, 기금운용 철학과 독립성, 전문성을 상징하는 자리다. 정치권 출신이라는 이력만으로는 이 무거운 자리를 설명하기 어렵다.

김성주 전 의원은 과거 이사장을 지낸 경험이 있지만, 연금·금융·자본시장 분야의 전문성에서는 물음표가 붙는다. 특히 전주 출신 정치인이 다시 이사장에 내정되면서, 국민연금이 또다시 ‘지역·정치 코드 인사’라는 오해를 살 여지도 커졌다. 연금개혁이 정치 논리에 휘둘려서는 안 된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대조적으로 자주 언급되는 인물이 이용우 전 의원이다. 금융감독원, 자본시장연구원, 국회 정무위원회 활동 등을 통해 연금·금융·자본시장 전반에 대한 전문성을 쌓아온 인사다. 국민연금이 직면한 과제는 보험료율 조정 같은 제도 논의뿐 아니라, 기금운용의 독립성, 수탁자 책임 강화, 글로벌 연기금과의 경쟁력 확보다. 이런 영역에서는 정책 경험보다 금융 전문성이 더 중요하다.

물론 김 전 의원의 ‘경험’을 무시할 수는 없다. 하지만 국민연금이 필요한 것은 과거로의 회귀가 아니라, 세계 최고 수준의 연기금에 걸맞은 전문성과 신뢰다. 정치권 경력이나 지역 안배가 아니라, 누가 국민의 노후 자산을 가장 잘 지킬 수 있는지에 초점을 맞췄어야 했다.

연금개혁은 속도보다 방향이 중요하다. 국민연금 이사장 인선이 그 출발점에서부터 아쉬움을 남긴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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