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전 삼성전자가 시작한 보상 개편, 이제야 드러나는 지배구조 개선 효과

삼성전자가 임원 성과급의 절반 이상을 자사주로 지급하기 시작한 것은 이제 막 도입된 변화가 아니다. 정확히는 1년 전 개편된 제도다. 당시 발표 직후 시장에서는 “드디어 보상 체계가 주가와 연결된다”는 평가와 함께 기대와 회의가 교차했다. 그리고 1년이 지난 지금, 이 제도가 한국 기업 지배구조와 주주가치 문제에 던진 메시지가 더 선명해졌다.
삼성전자의 보상 개편은 주가 부진과 경영진-주주 간 이해상충 문제를 동시에 겨냥한 조치였다. ‘5만전자’의 장기화 속에서 임원의 보상은 안정적으로 지급되는 반면, 주가는 흘러내리는 구조가 지속되면서 “경영진은 위험을 공유하지 않는다”는 비판이 커졌다. 보상이 주가와 무관하게 현금으로 지급되는 기존 체계는 기업가치와 보상의 분리를 초래했고, 이는 신뢰 훼손으로 이어졌다.
작년 개편은 그 고리를 끊기 위한 시도였다. 상무는 성과급의 50%, 부사장은 70%, 사장·부회장은 80% 이상을 주식으로 받고, 등기임원은 전액을 주식으로 받는다. 지급 시점도 1년 뒤로 미뤄졌으며, 매도 제한까지 붙었다. 게다가 주가가 약정 시점보다 하락하면 지급 주식 수가 그만큼 줄어드는 구조다. 임원 보상이 곧 기업가치의 함수가 되는 셈이다.
도입 초기에는 실효성에 대한 의문도 있었다. “보상을 주식으로 준다고 해서 근본 경쟁력이 바뀌느냐”는 시각, “단기 주가 부양에 집착하게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존재했다. 그러나 1년이 지난 현재, 이 개편이 가져온 가장 현실적인 효과는 경영진의 의사결정 리스크를 주주와 동일 선상에 올려놓았다는 점이다. 기업가치 하락이 곧 임원 개인의 손실로 이어지는 구조는 장기 전략 집중도를 높였고, IR·자사주 활용 등 주주가치 개선과 연결된 회사의 행동에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많다.
특히 당시 10조 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발표와 맞물려, 보상용 주식을 신규 발행이 아니라 기존 자사주에서 조달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점도 의미가 컸다. 이는 주식 희석 우려 없이 주가 안정 효과를 내는 방식으로, 시장은 비교적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지금까지 삼성전자발 ‘보상-자사주-지배구조’ 선순환 구조가 형성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배경이다.
물론 보상 구조만으로 주가가 오르지는 않는다. 반도체·AI·파운드리 경쟁력 회복이라는 절대적 과제가 남아 있고, 장기 투자 전략의 성패가 여전히 핵심 변수다. 그러나 한국 대형 기업이 지배구조와 인센티브 문제를 제도적으로 손보려 한 첫 실질적 시도라는 점은 분명하다.
1년 전 삼성전자가 끊어 올린 ‘보상과 주가 연동’의 첫 단추는 이제야 효과가 드러나기 시작했다. 경영진 보상이 주주가치와 동일한 방향으로 움직일 때, 시장은 기업에 더 낮은 할인율을 적용한다. 이 제도는 그 신뢰 회복의 중요한 출발점이었다는 사실이 시간이 지날수록 더 명확해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