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기후금융, 금융권의 새 성장축으로 부상…“제도 정비 없인 시장 못 연다”

녹색경제활동 정보 공시가 금융 인프라의 핵심…“공시 없이는 녹색금융도 없다”

▲1일 여의도에서 열린 박상혁 더불어민주당 의원 주관으로 열린 ‘아시아 기후금융 활성화 포럼’이 열렸다. [사진=임정문]
◆NH투자증권 “기후금융은 새로운 가치 평가 체계…제도 정비 없으면 시장 안 열린다”

기후변화 대응에 필요한 자금을 지원하는 기후금융이 강조되면서, 명확한 정보를 담은 공시 의무 제정을 비롯한 제도적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박건후 NH투자증권 상무는 1일 여의도에서 열린 박상혁 더불어민주당 의원 주관으로 열린 ‘아시아 기후금융 활성화 포럼’에서 “기후 리스크가 기업 재무에 본격적으로 반영되는 시대가 왔지만, 현행 제도는 이를 뒷받침하기 어려운 구조”라며 “측정 불가능했던 외부비용이 기업 비용으로 내부화되면서 가치 평가 체계가 근본적으로 바뀌고 있다”고 강조했다.

박 상무는 “기후기술은 ‘오염도 측정→비용화→기업 가치 반영’이라는 새로운 질서 위에서 움직이고 있다”며 “공시·지속가능성 규범보다 중요한 것은 금융이 실제 투자할 수 있는 법적·제도적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기후금융은 공공 부문과 민간 부문이 정교하게 결합해야만 성공할 수 있는 산업”이라며 “과도한 위험가중치, 불명확한 법적 지위, 해외투자 장벽 등 세부 제도를 정비하지 않는다면 정책적 구호만 반복되고 실질적 시장은 열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 세계 자연재해 손실 年3200억 달러…‘기후 리스크 시대’ 보험사의 역할

권종우 삼성화재 부사장은 이날 “지금과 같은 재난 규모 증가 속도는 기존 보험 모델만으로는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전 세계 자연재해 손실 규모는 2024년 3200억 달러에 달했다. 이 중 보험사가 부담한 금액은 1400억 달러에 그쳐, 56%에 달하는 1800억 달러의 ‘보장 공백’이 발생한 셈이다.

권 부사장은 “2050년까지 자연재해로 인한 손실이 지금보다 10배 증가할 것”이라며 “과거에는 사고 후 보상 중심이었다면, 이제는 사고 예방·리스크 저감이 핵심이다. 삼성화재는 스마트 센싱 기반의 ‘기업 안전 시스템’을 구축해 선제적 예방 기능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화재는 올해부터 재난·기후·정책 전반을 논의하는 협의체 ‘더 링크(The LINK)’를 출범시켜, 사회의 연속성을 높이는 신(新) 보험 역할을 모색하고 있다.

◆“현 제도는 사업보고서 없이 심사하라는 격”…기후금융 공시체계·스트레스테스트 전면 개편 필요성 제기

이날 김경민 한국산업은행 ESG센터장은 “녹색 여신을 취급하려면 녹색경제활동 적합성, 인증 기준, 배제·보호 기준을 모두 충족해야 하지만 정작 금융기관이 참고할 공시자료가 없다”며 “이는 사업보고서 없이 여신을 심사하라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꼬집었다.

김 센터장은 “금융기관은 경쟁 때문에 기업에 별도 자료 제출을 반복 요청하기 어렵고, 기업은 민원까지 제기할 만큼 부담을 느끼고 있다”며 “녹색경제활동 정보가 표준 공시체계 내에서 자동 제공돼야 금융기관·기업 부담이 사라지고 기후금융 생태계가 본격 활성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나승호 한국은행 지속가능성장실장은 “2026년에는 탄소세·배출권 가격 급등, 신용경색, 물가 급등 등 매크로 스트레스가 동시에 발생했을 때 금융기관이 어떤 충격을 받는지를 평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특히 참여 대상을 은행·보험에서 증권·여타 금융사로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나 실장은 “향후 금감원·금융위가 기후 스트레스테스트를 정례화하고, ‘기후리스크 관리 지침’에 반영하는 방향을 논의 중”이라며 “기후 리스크는 의무화에 대한 과도한 부담 없이 함께 체계를 만들어 가길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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