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라인파트너스, 솔루엠·가비아·덴티움에 ‘본격’ 주주 행동 예고…과거 사례보니

행동주의 펀드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이 내년 3월 정기주주총회를 앞두고 본격적인 ‘주주행동 시즌’에 돌입했다. 최근 솔루엠, 가비아, 덴티움 등 주요 포트폴리오 기업 3곳의 주식 보유 목적을 ‘일반투자’에서 ‘경영권 영향’으로 변경하면서다. 단순 투자자가 아니라 경영에 직접 참여할 수 있는 행보로 해석된다.

28일 얼라인은 공시를 통해 “주주와 이해관계자의 이익을 고려해 회사의 경영 목적에 부합하도록 관련 행위를 결정할 예정”이라며 “향후 구체적인 계획이 마련되면 즉시 공시하겠다”고 밝혔다. 지분율은 ▲솔루엠 8.04% ▲가비아 9.03% ▲덴티움 8.16%로, 이번 조치는 임원 선임·해임, 정관 변경 등 이사회 권한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기반이 된다.

시장에선 이를 ‘정기주총 전초전’으로 본다. 얼라인이 행동주의의 본격적인 2라운드를 열고, 핵심 타깃을 제조·IT·헬스케어로 확장했다는 것이다. 특히 가비아는 클라우드 사업 재편, 덴티움은 해외 확장에 따른 자본 효율성, 솔루엠은 자회사 IPO 이슈를 둘러싸고 지배구조 개선 요구가 예상된다.

이 같은 행보는 얼라인의 과거 ‘실전 전력’을 떠올리게 한다. 2021년 SM엔터테인먼트에서 얼라인은 창업자 중심의 경영을 비판하며 독립 감사 선임과 내부거래 구조 개선을 이끌었다. 그 결과 SM의 주가와 기업가치는 회계 투명성 확보와 함께 반등세를 보였다.

금융권에서도 얼라인의 존재감은 이미 각인됐다. 2023년, KB금융·신한금융·하나금융·우리금융·JB금융·BNK금융 등 7개 금융지주에 주주환원 정책 개선을 요구하는 공개서한을 발송했다. 특히 JB금융에서는 주주 제안을 통해 사외이사 선임에 성공하며 실질적인 경영권 영향력을 행사했다. 이 캠페인 이후 주요 금융지주들은 배당성향과 자사주 매입을 확대하는 등 주주환원율 개선에 나섰고, 얼라인은 그러자 ‘은행주 캠페인의 잠정적 마무리’를 선언했다.

산업 부문에서도 얼라인의 시선은 확장되고 있다. 2024년에는 두산밥캣 지분 약 1%를 확보하며 “비주력 자산 매각을 통해 확보한 자금을 주주환원에 사용하라”고 요구했다. 두산밥캣이 글로벌 경기 둔화 속에서도 높은 현금흐름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얼라인은 경영진에게 보다 적극적인 자본 배분 전략을 주문한 것이다. 이후 두산그룹은 사업 재편 계획을 철회한 상태다.

이창환 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사진=김찬준]

이창환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 대표는 국내 행동주의 펀드의 새로운 상징으로 불린다. 1986년생으로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글로벌 사모펀드 KKR에서 경영권 투자와 구조조정 업무를 담당했다. 대기업의 지배구조 문제와 비효율적 자본 배분을 직접 경험하면서, 상장기업에서도 투명한 지배구조가 기업가치를 높인다는 확신을 갖게 됐다. 그 결과 2021년 얼라인파트너스를 설립해 한국형 행동주의 펀드의 모델을 구축했다.

이 대표는 “좋은 기업이 저평가되는 이유는 거버넌스 리스크 때문”이라는 신념 아래, SM엔터테인먼트의 지배구조 개편, JB금융지주의 주주환원 확대, 두산밥캣의 자본 효율화 요구 등 실질적 변화를 이끌어냈다. 단기 차익이 아닌 구조적 개선을 목표로 하는 그의 방식은 ‘한국형 행동주의’의 전범으로 평가된다. 최근에는 상법 개정과 이사회 중심 경영의 확산을 기회로, 장기 기관투자자들과 연합한 시장 지배구조 혁신을 추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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