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희건설 이봉관 회장을 둘러싼 의혹이 연이어 불거지고 있다. 김건희 여사에게 고가의 명품 목걸이와 시계를 제공하며 사위 박성근 전 국무총리 비서실장의 인사 청탁까지 시도했다는 의혹으로 특별검사 수사가 진행 중인 가운데, 공정거래위원회가 서희건설의 계열사 지원 행태에 대해 본격 조사에 나선 것이다. 정치적 특혜 의혹과 오너일가 승계 문제, 그리고 불투명한 내부거래가 맞물리며 사건은 재계 전반으로 파장을 확산시키고 있다.

김건희 특검, 서희건설 오너일가 정조준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지난 8월 이 회장의 사위이자 검사 출신인 박성근 전 총리 비서실장의 자택과, 김 여사에게 고가 시계를 전달한 서성빈 드론돔 대표의 주거지 등을 압수수색하며 강제수사에 돌입했다. 이 회장은 직접 자수서를 제출해 김 여사에게 반클리프 아펠 목걸이를 선물했고, 사위의 공직 임명을 청탁했다고 진술했다. 또 시가 5,400만 원 상당의 시계를 김 여사가 단돈 500만 원에 건네받은 정황까지 드러나며 특검은 금품 수수의 대가성을 확인하는 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이봉관 회장의 행보는 ‘인맥 경영’과도 깊은 관련이 있다. 세 딸을 모두 판검사와 혼인시켜 법조계와 유착을 다져온 그는, 윤석열 정부 출범 직후 사위를 국무총리실 핵심 요직에 앉히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이번 특검 수사로 이러한 ‘혼맥 네트워크’가 단순한 방패막이 수준을 넘어 실제 매관매직으로 이어졌다는 의혹이 강하게 제기되는 상황이다.

공정위, 애플이엔씨 일감 몰아주기 조사 착수
특검 수사와 별개로 공정위는 서희건설의 계열사 지원 문제에 주목하고 있다. 조사 대상은 장녀 이은희 부사장이 최대주주로 있는 애플이엔씨다. 2017년 설립된 애플이엔씨는 건축자재 납품과 아파트 분양대행을 주요 사업으로 하며, 서희건설의 2대 주주 지위를 확보해 승계 작업의 핵심 축으로 평가된다.
문제는 매출 구조의 편중이다. 2019년 애플이엔씨의 매출 중 무려 72%가 서희건설로부터 발생했는데, 이는 전형적인 일감 몰아주기 사례로 꼽힌다. 공정위는 서희건설이 애플이엔씨와의 거래에서 정상 가격보다 높은 단가를 적용했는지, 입찰 경쟁을 배제하고 일감을 몰아줬는지를 집중 조사 중이다. 혐의가 입증될 경우 공정거래법 위반으로 과징금과 형사 고발 등 중징계가 불가피하다.
정치적 특혜와 경영승계, 맞물린 의혹
이번 공정위 조사와 특검 수사가 동시에 진행되면서 사건의 무게는 단순한 계열사 내부거래를 넘어선다. 이봉관 회장이 김건희 여사에게 금품을 제공하며 정치적 특혜를 기대했고, 동시에 딸이 지배하는 계열사에 그룹 자원을 몰아주며 2세 승계를 추진했다는 의혹이 겹쳐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정치권 로비와 계열사 지원이 동시에 작동한 정경유착 사례”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