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이사회, 견제 기능 전무…교육·독립성 확보 시급” [현장+]

  • “한국 이사회, 경영진 견제·조언 모두 작동 안 해”

  • “분식회계·스캔들, 결국 무력한 이사회에서 비롯”

  • “비영리조직도 독립성·교육 여부가 성과 갈라”

  • “CEO와 친분·정치 성향까지 이사회 기능 흔드는 변수”

  • “외부 규율 없는 비영리, 내부 ‘레드팀’ 반드시 필요”

“한국의 상장사 이사회는 아무 기능도 하지 않는다.”

한양대 경영대학 이창민 교수는 16일 재단법인 두잉굿센터 주최 강연에서 한국 기업 지배구조의 고질적 문제를 직설적으로 지적했다. 그는 미국 유학 시절부터 기업 이사회를 연구해온 전문가로, 현재 경제개혁연대 부소장으로도 활동하며 재벌 지배구조 개선에 앞장서고 있다.

이 교수는 “미국 이사회는 사실상 CEO 견제 기능에 집중한다. 잘못하면 바로 해임할 수 있을 정도의 강력한 파워를 갖는다”며 “반면 한국 이사회는 견제도 조언도 하지 않고, 단순히 경영진의 의사만 추인하는 들러리에 그친다”고 말했다. 그는 이러한 구조가 기업 성과 저하와 주가 하락, 분식회계 등 각종 스캔들로 이어진다고 분석했다.

강연하는 이창민 교수 [사진=안수호]

비영리조직의 이사회 문제도 언급했다. 그는 “국내 연구는 적지만, 해외 사례를 보면 이사회가 제대로 작동하는 비영리는 기부금과 수입이 크게 늘어난다”며 “반대로 친분 중심 인선이나 정치적 성향이 일치하는 이사회는 기능을 잃고 조직의 성과에도 악영향을 미친다”고 강조했다. 특히 “비영리는 외부 시장 규율이 없기 때문에 내부에서 반드시 ‘레드팀’ 역할을 할 사람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사외이사의 실질적 독립성 문제도 도마에 올랐다. 그는 “법적 요건을 충족해도 CEO와 학연·지연·골프클럽 인연으로 얽혀 있다면 독립성이 없다”며 “실제 한국의 많은 사외이사들은 자신을 주주의 대리인이 아니라 지배주주의 우군으로 여긴다”고 꼬집었다.

해외 연구 결과도 소개됐다. 이사회 규모가 너무 작거나 지나치게 많으면 모두 문제를 일으키며, 평균 재임 기간이 길고 사업 경험이 있는 멤버가 포함될 때 긍정적 성과가 나온다는 것이다. 그는 “무엇보다 중요한 건 이사회 교육”이라며 “국내 비영리단체 연구에서도 교육을 자주 하는 곳은 성과가 확실히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한국에서 이사회는 주주의 이익을 대변하는 것이 본래 역할”이라며 “이사진이 그 목표를 정확히 이해하고, 독립성과 교육을 바탕으로 기능을 다할 때만 기업과 조직이 지속가능한 성장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댓글 남기기

HOT POSTING

지구인사이드에서 더 알아보기

지금 구독하여 계속 읽고 전체 아카이브에 액세스하세요.

계속 읽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