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카카오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정부와 국민연금이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9일 오전 10시 국회에서 ‘자본시장 신뢰를 흔드는 IT 거버넌스, 네이버·카카오를 말하다 : 지배구조 진단과 개선 과제 모색 토론회’가 열렸다.

원종현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 수탁자책임 전문위원회 위원장은 이날 토론회에서 네이버·카카오를 비롯한 IT 산업 지배구조 문제를 짚으며 “이 문제는 IT만의 문제가 아니라 한국 대기업 전반의 거버넌스 한계와 맞닿아 있다”고 지적했다.
원 위원장은 “네이버·카카오는 청년들이 가장 선호하는 직장이지만, 내부에서 드러나는 문제는 전통 제조업 대기업과 크게 다르지 않다”며 실망감을 드러냈다. 그는 특히 국민연금의 적극적 주주권 행사 요구가 환경·노동·지배구조 등 모든 분야에서 반복적으로 제기된다며, 이는 국민연금이 갖는 공공성과 기대를 방증한다고 평가했다. 다만 “특정 인사 문제에 직접 개입하기는 어렵지만, 물적분할이나 지배구조 변화로 주주가치가 훼손되는 사안에는 분명히 반대해 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IT 산업의 특성을 지적하며 “시설보다 사람이 핵심 자원인 만큼, 노동자 처우와 조직문화 문제는 기업의 존속성과 직결된다”고 강조했다. 블랙기업 논란이 IT 업계에서 유독 많은 이유도 인적 자원의 착취 구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해외의 일론 머스크, 저커버그, 스티브 잡스 사례처럼 창업자의 독단과 직장 내 갑질이 한국 IT 대기업에도 투영되고 있다는 점을 안타까움으로 꼽았다.
또한 엔씨소프트의 주가 급락 사례를 예로 들어, 혁신 실패와 조직의 아집이 기업가치 하락으로 직결된다고 경고했다. 그는 “네이버·카카오 역시 혁신 정체가 장기적으로 주주가치 훼손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지속적인 감시 필요성을 강조했다.
임원 보수 문제와 관련해 그는 “과거엔 보수 한도 공시조차 없었으나, 국민연금이 기업과의 대화를 통해 공시 강화를 이끌어냈다”며, 앞으로는 보수 한도의 적정성과 스톡옵션 구조를 정성적으로 평가해 주주와의 소통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원 위원장은 “국민연금은 의결권 행사만이 아니라 비공개 대화와 기업과의 긴밀한 협의를 통해 변화를 이끌고 있다”고 덧붙였다.

“네이버·카카오, 전통 재벌과는 다른 지점…그러나 투명한 지배구조 논의는 필수”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오동욱 공정거래위원회 과장은 네이버와 카카오의 지배구조 문제를 언급하며, 이들 기업이 전통 재벌 대기업과는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지만, 지배구조 투명성 논의 자체는 한국 기업 전반의 중요한 과제라고 강조했다.
오 과장은 “이번 토론 주제가 IT 산업 지배구조였기에 처음에는 네이버·카카오라는 기업집단 차원의 문제일 것으로 이해했지만, 실제로는 개별 기업 내부의 의사결정 문제에 가깝다”며 “위원회가 직접 개입할 수 있는 사안은 제한적이지만, 기업 내부에서 벌어지는 은밀한 의사결정 과정을 공유받을 수 있어 의미 있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특히 전통적인 굴뚝산업 재벌들이 승계 과정에서 비상장 계열사 설립, 일감 몰아주기, 합병을 통한 지분 확대 등으로 사회적 문제를 일으킨 점을 짚으며, “네이버와 카카오는 아직 그런 방식의 사익편취나 승계 구도는 보이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다만 “문제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이들 기업의 지배구조가 공론화되는 것은 신선하며, 이는 사회적 감시가 강화되고 있다는 증거”라고 덧붙였다.
또한 오 과장은 상법 개정 효과와 한계를 언급했다. 그는 “최근 상법 개정으로 소수주주 권익과 투명성 강화 논의가 있었지만, 아직 대표적인 주주소송 사례가 부재한 상황에서 제도의 실효성을 단정하긴 어렵다”며 “미국 아마존 사례처럼 자회사 상장을 피하는 구조적 대응이 우리나라에서도 가능할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