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양대 IT 공룡인 네이버와 카카오의 지배구조 개선이 필요하다는 내부자 지적이 나왔다.
9일 오전 10시 국회에서 ‘자본시장 신뢰를 흔드는 IT 거버넌스, 네이버·카카오를 말하다 : 지배구조 진단과 개선 과제 모색 토론회’가 열렸다.

“카카오 거버넌스 문제, 노동과 직결된다”…서승욱 지회장 발언 요지
서승욱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카카오 지회장은 최근 열린 토론회에서 “카카오의 거버넌스 문제는 결국 노동 문제로 이어진다”며 이사회 책임 부재와 경영진의 이해충돌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는 카카오 엔터프라이즈 검색 CIC의 고용 불안 사태를 예로 들며, 경영 실패에도 이사회가 대안을 제시하지 않고 책임을 회피해 문제가 반복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서 지회장은 특히 카카오의 부실한 인수·합병(M&A)과 잦은 분사를 첫 번째 문제로 꼽았다. 카카오커머스의 분사와 재합병,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미완성 PMI(합병 후 통합) 등은 전략적 판단이 아닌 순간적 의사결정으로 진행됐다고 평가했다. 그는 “주주총회 특별결의나 반대 주주의 주식매수청구권이 강화되면 이런 무책임한 반복은 어렵다”며, 의사결정 과정의 투명한 기록과 공개 필요성을 강조했다.
두 번째 문제로는 이해관계자 참여 부족을 지적했다. 플랫폼 기업 특성상 이해관계자가 광범위하지만, 인수·합병 과정에서 노동자·이용자 등 주요 이해관계자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최근 분사된 ‘AXG’ 법인의 경우, 다음 포털 서비스 연속성에 대한 우려가 컸음에도 사용자 목소리가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는 점을 사례로 들었다.
세 번째는 투자심의 절차와 공시 의무 미비였다. 서 지회장은 카카오 모빌리티의 외부 투자자 참여 사례를 언급하며, 의사결정 과정과 투자 심의 기록이 불투명해 법적 공방까지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그는 임원 보상 구조의 이해충돌 문제를 비판했다. 카카오페이 스톡옵션 논란,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인수 사건, 카카오모빌리티 회계 논란 등은 모두 경영진 이해와 주주·구성원의 이해가 충돌한 사례라는 것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세이온페이(Say on Pay) 도입 ▲클로백(보수 환수) 제도 ▲장기 성과 중심의 보상체계 ▲직원 대비 임원 보수 격차 공개 등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서 지회장은 해외의 금융위기 이후 보수 규제 사례와 폭스바겐의 2015년 사태를 언급하며, 한국에서도 제도적 통제와 규제가 강화돼야 한다고 역설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노동자의 처지를 ‘오징어게임 참가자’에 비유할 수 있다. 겉으로는 선택권이 주어진 것 같지만 실제로는 구조적 강제에 가깝다”며, 구조적 개혁 없이는 공정한 선택이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카카오의 거버넌스 문제는 단순한 경영 이슈가 아니라 노동과 서비스 이용자의 권리까지 직결된다”며 “제도적 개혁과 이해관계자 참여 확대가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네이버 거버넌스 문제, “이사회 자정능력 상실…주주·노동자 견제가 필요하다”
오세윤 화섬노조 네이버 지회장도 네이버의 이사회 운영 문제를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네이버 이사회는 규정과 절차를 무시하고 특정 임원에 대한 부적절한 보호 조치를 반복하며 자정 기능을 상실했다”고 지적하며, 국민연금과 소액주주, 나아가 내부 구성원의 적극적 견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오 지회장은 특히 2021년 직장 내 괴롭힘 사건 당시, 사외이사 전원으로 구성된 리스크관리위원회가 ‘제 식구 감싸기’식 조사를 했다고 밝혔다. 문제 임원에 대한 내부 고발과 근로자들의 반복된 요구에도 불구하고 이사회는 추가 조사를 하지 않았고, 결국 비극적인 사건으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그는 “고용노동부 특별근로감독에서도 책임 소재가 명확히 확인됐음에도 최인혁 전 COO가 보호받았고, 최근에는 절차에도 없는 해명 설명회를 통해 이사회 복귀까지 이뤄졌다”고 말했다.
또한 오 지회장은 이사회 의장의 독단적 결정, 감사·법무조직을 동원한 면죄부성 자료 작성 등을 문제 삼으며 “이는 상법상 이사회 의무와 운영 규정에 대한 중대한 위반”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네이버 노조가 주주권을 활용해 이사회 의사록 및 주주명부 열람을 추진하고 있으며, 국민연금에도 임시 주총 소집을 요구했지만 아직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는 “경영진을 주주가 견제할 수 있도록 한 상법 개정의 취지를 살리려면, 내부 구성원들이 함께 감시 장치 역할을 해야 한다”며 노동이사제 도입, 우리사주 활용 등 다양한 제도적 보완책을 제시했다. 이어 “IT 산업은 결국 사람이 만드는 서비스인 만큼, 구성원이 존중받고 수평적 소통이 보장돼야 지속 가능한 발전이 가능하다”며 “네이버 거버넌스의 문제는 단지 한 기업의 문제가 아니라 한국 IT 산업 전체의 미래와 직결된다”고 경고했다.
오 지회장은 “구성원의 99%가 반대한 임원의 복귀를 강행한 것은 심각한 거버넌스 붕괴 사례”라며 “국민연금, 언론, 시민사회가 끝까지 관심을 가져야 한다. 이번 기회에 IT 업계의 오래된 거버넌스 문제를 바로잡지 못한다면 산업 전체의 미래가 어두워질 것”이라고 호소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