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명성과 공정성 없인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불가” [현장+]

윤태준 액트 소장 “한국 자본시장 위기…개인투자자 보호 위한 입법 시급”

상법 개정과 IR 강화로 기업-주주 간 신뢰 회복 강조

한국 자본시장이 직면한 구조적 문제로서 기업과 주주 간의 소통 부재, 기업 범죄, 파행 주총 등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정태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3일 오후 2시 국회의원회관 제2세미나실에서 [K리벨류]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법을 찾다’를 주제로 국회정책 토론회를 개최했다.

소액주주 플랫폼 ‘액트’의 윤태준 소장은 이날 “상법 개정 1·2차 통과는 한국 자본시장을 살리기 위해 반드시 필요하지만, 이것만으로는 근본적인 치료가 되지 않는다”며 “지금 개인 투자자들이 겪고 있는 실질적 고통을 해결할 제도적 장치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기업과의 소통 부재가 투자자 불신 키워

윤 소장은 기업이 주주들과의 소통을 무시하거나 거부하는 현실을 강하게 비판했다. 대표적인 사례로 차바이오틱스를 언급하며, “2016년 최순실 게이트 이후부터 주주들이 꾸준히 목소리를 내왔지만 회사는 대화에 소극적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금융감독원이 유상증자 승인을 위해 주주 소통 증거를 요구했음에도, 차바이오틱스가 항의 전화를 응대한 기록만을 근거로 ‘520명과 소통했다’며 유상증자를 통과시키려 했던 사례를 소개했다. 윤 소장은 이를 “한국 자본시장에서 아직도 벌어지고 있는 기만적 행태”라고 비판했다.

또한 “28년 동안 한 번도 기업설명회를 개최하지 않은 상장사가 존재한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KG그룹과 관련해 윤 소장은 “회장이 직접 1인 시위를 벌이는 주주를 폭력적으로 제지하고 협박한 사건은 지배주주 일가가 소액주주를 얼마나 가볍게 여기는지를 보여준다”고 꼬집었다.

기업 범죄와 파행 주총, 개인투자자 피해 심각

윤 소장은 기업 범죄로 인한 상장폐지와 거래정지가 개인 투자자들에게 끼치는 피해를 강조했다. 셀리버리 사례에서는 연구개발비 명목으로 700억 원 규모의 전환사채를 부당 사용하고, 대표이사가 차명 계좌로 주식을 매도한 사건을 언급하며 “기술력을 내세운 거짓말이 결국 주주들을 절망하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현대사료(카나리아바이오)의 난소암 치료제 허위 보고서 사건과 7천억 원대의 주가 조작 혐의를 지적하며, “이 같은 행위가 한국 자본시장의 신뢰를 근본부터 무너뜨린다”고 경고했다.

파행 주총 문제도 심각하다. 윤 소장은 와이엠의 불법 주총 사례를 소개했다. 윤 소장은 “주주 대표가 처음부터 ‘회사가 반칙을 할 것이고 우리는 질 것’이라고 명시할 정도로 주총의 공정성이 무너져 있다”고 말했다. 또한 대유 주주연대의 사건에서는 경호원이 소액주주의 위임장을 탈취해 도주한 사례까지 발생했다. 윤 소장은 “주총 부정행위의 백화점 같은 현실”이라고 개탄했다.

발언하는 윤태준 소장 [사진=안수호]

IR 활성화와 인센티브 필요

윤 소장은 기업-주주 간 신뢰 회복의 첫걸음으로 IR(Investor Relations) 활동 활성화를 제안했다. 그는 해외 사례를 소개하며, “테슬라나 아크인베스트먼트처럼 주총 당일 CEO가 직접 주주 질문에 실시간 답변하는 시스템을 한국에도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 ▲IR 비용 세액공제 확대 ▲시가총액 5천억 이하 기업에 대한 IR 바우처 제공 ▲거래소 중심의 IR 가이드라인 마련을 제시했다. 또한 IR 평가 지표를 만들어 기업의 개인 투자자 대상 활동을 정량적으로 측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싱가포르처럼 중소형 기업도 실시간 스트리밍, 다국어 자막 등으로 해외 투자자와 소통할 수 있도록 거래소가 지원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전과자 공시 강화·주총 의장 제도 개편 시급

윤 소장은 기업 범죄를 근절하기 위해 전과자 공시 강화와 의결권 제한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윤 소장은 “독일처럼 경제 범죄자는 경영진이 될 수 없게 하고, 캐나다·영국·싱가포르처럼 공시 누락 시 상장폐지까지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면서 “횡령·배임으로 기소된 대주주의 경우 보유 주식의 3분의 1까지만 의결권을 행사하도록 제한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한 주총 의장 선임 청구권 도입을 강조했다. 윤 소장은 “주총의 공정성을 보장하기 위해 법원이 직접 의장을 선임할 수 있는 권한을 도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투명한 표결 공시, OECD 수준으로 끌어올려야

윤 소장은 현재 한국의 주총 투표 공시 수준을 강하게 비판했다.
“OECD 49개국 중 34개국은 주총 개표 과정을 법으로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은 덴마크와 함께 유일하게 의무 공시가 없는 나라”라며, “주총에서 몇 표가 찬성·반대했는지조차 알 수 없는 것은 불법행위를 조장하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그는 ▲현장 투표, 서면 위임장, 전자 위임장 등 모든 표의 출처별 집계 공시 ▲시행령을 통한 세부 규정 마련을 제안했다.

윤 소장은 “기업이 주주를 존중하고, 범죄자는 시장에서 퇴출되며, 주총이 공정하게 운영되는 기본이 갖춰져야 한국 자본시장이 살아난다”며 “지금의 불신 구조를 해결하지 않으면 코리아 디스카운트는 영원히 해소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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