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갈현숙 박사, 미국 공무원연금 사례 통해 공적기금 운용의 이중성 지적

“해외는 더 투명하고 통제도 잘 될 것이란 기대는 환상입니다. 오히려 국민연금 기금을 사모펀드에 맡기는 것은 국민의 노후자산을 고위험 투기자본에 넘기는 셈입니다.”
6일 남인순·박희승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전종덕 진보당 의원은 공적연금강화국민행동과 함께 국회에서 ‘국민연금 모수개혁과 홈플러스 사태 이후의 국민연금 기금운용 정책 방향 좌담회’를 열었다.
제갈현숙 한신대 강사는 이날 사모펀드 중심의 대체투자 확대 기조가 갖는 구조적 모순을 조목조목 짚었다. 그는 특히 미국 공무원 연금과 캐나다 국민연금투자위원회(CPPIB)의 사례를 중심으로, 공적 연금이 고수익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노동의 권익과 공공성의 가치가 어떻게 훼손되고 있는지를 분석했다.
제갈 박사는 “지난 정부 초기, 수익률 제고가 국민연금의 절대적 목표처럼 부각되면서, 캐나다의 CPPIB가 모범 사례로 포장됐다”며 “하지만 CPPIB의 오르페아(Orpea) 투자 실패 사례는 공적기금이 사모펀드에 투자할 때 직면하는 본질적 딜레마를 보여준다”고 말했다. 오르페아는 프랑스의 민간 요양기업으로, 구조조정과 방임, 학대 등 각종 스캔들이 이어졌고, 이사회에 직접 참여했던 CPPIB는 책임 회피로 일관하다 결국 자산가치 전액 손실이라는 참혹한 결말을 맞았다.
그는 사모펀드의 구조 자체가 연기금의 ‘장밋빛 할인율’ 논리에 최적화된 도구라는 점에 주목했다. “할인율이 높아지면 현재 부채가 줄어드는 것처럼 보이고, 사모펀드는 높은 기대수익률을 통해 이를 뒷받침하는 수단이 됐습니다. 하지만 이 수익률은 현재 실현된 가치가 아닌 미래의 불확실한 자산평가에 불과하며, 늘 리스크를 내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퇴직연금의 사모펀드 의존 역시 이러한 맥락에서 설명됐다. “2001년 이후 미국 민간투자의 6% 이상이 사모펀드에 장악됐고, 1,200만 명을 고용하고 있지만, 구조조정 피해도 적지 않습니다.” 특히 제갈 박사는 민주당 정부 하의 주(州)에서 오히려 사모펀드 투자가 더 활발했다는 사실을 근거로, 진보·보수를 막론하고 고수익을 추구하는 연금정책이 정치적 이해관계를 넘어선 거대한 연금자본의 흐름임을 강조했다.
제갈 박사는 “국민연금도 2015년 MBK파트너스에 투자하면서 ‘기관 군집효과’가 발생했고, 이후 해외 대체투자 확대가 빠르게 진행됐다”며 “수익률 논리로 국내 투자는 줄이고, 해외 사모펀드에 기금을 맡기는 것이 과연 정당한가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사모펀드가 투자하는 기업에서 노동자들은 구조조정과 고용불안에 직면하게 되지만, 정작 연금을 운용하는 공무원 등은 자신이 관여한 투자로 인해 타인의 일자리가 사라지는 상황에 책임을 지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는 동일한 국민연금 가입자임에도, 어떤 이는 투자 수익의 수혜자로, 또 다른 이는 구조조정의 피해자로 갈리는 ‘노동의 딜레마’를 발생시킨다는 설명이다.
이어 그는 “노동조합 입장에서도 사모펀드의 약탈적 구조에 반대하지만, 퇴직연금 수익률과 부채 문제와 직결될 경우 이해가 상충되기도 한다”며 “이런 이중적 구조가 미국에서도 이미 드러난 만큼, 우리 역시 ‘사회적 지속가능성’을 핵심 목표로 한 포트폴리오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1200조 원에 달하는 국민연금 기금의 투자 방향은 단지 수익률 중심의 재무적 목표를 넘어서야 한다”며 “실질적인 사회적 투자로 전환하지 않으면, 사모펀드에 기댄 연금운용은 궁극적으로 노동과 복지를 해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제갈 박사는 미국의 퇴직연금이 사모펀드 수익률에 의존해 기여금 부담을 회피하고, 미래 부채를 축소해온 ‘은폐의 구조’를 한국도 답습하고 있다고 진단하면서, “이제는 수익률 지상주의를 넘어 사회적 책임투자의 대전환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사모펀드, 10년간 홈플러스 유린…MBK는 이익 사유화, 피해는 사회화” [현장+]
김종우 마트노조 위원장, 국민연금·정부의 책임 방기 강하게 비판 김종우 마트산업노동조합 사무국장이 “홈플러스는 지난 10년간 사모펀드의 약탈적 자본 전략에 유린당해왔다”며 “이제는 국가가 책임지고 개입해야 한다”고 강하게 호소했다. 6일 남인순·박희승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전종덕 진보당 의원은 공적연금강화국민행동과 함께 국회에서 ‘국민연금 모수개혁과 홈플러스 사태 이후의 국민연금 기금운용 정책 방향 좌담회’를 열었다. 이날 김 국장은 “MBK파트너스의 인수 이후 홈플러스는 이자 비용에 짓눌려 매장 폐점, 구조조정, 지역경제 붕괴를 반복해왔으며, 정작 정부와 국민연금은 책임 있는 조치를 외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 국장은 2025년 8월 기준 천막 농성 114일 차를 맞은 홈플러스 사태의 노동자 대표로서, 현장 피해 사례와 구조적 문제를 낱낱이 고발했다. 그는 “2015년 인수 당시부터 ‘먹튀’를 경고했지만, 그 이후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