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 회계 문제, 더는 방치할 수 없다” [현장+]

“회계 기준조차 휘게 만드는 ‘블랙홀'”

“전례 없는 기업 집중…특혜·왜곡 구조 바로잡아야”

“보험계약자의 돈으로 산 주식에 보험부채 0원?”

“2025년 자사주 소각 이후 금산분리 초과…삼성, 스스로 위기 자초”

“에버랜드-삼성생명 지분 회계처리…이미 2004년에 왜곡 시작”

“이젠 방치할 수 없다…회계의 공공성 위한 공론화 시급”

삼성그룹 지배구조의 핵심인 삼성생명이 지분 15% 이상을 보유해 보험업법상 자회사가 된 삼성화재의 회계 처리 방식을 바꾸면 수조원대 부채(손실)를 일시에 재무제표에 반영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과거 삼성생명 보험 상품 계약자가 낸 보험료로 산 계열사 주식을 통해 총수 지배력을 강화했던 지배구조 문제를 풀어야 한다는 비판도 나온다.

한국회계기준원은 16일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제148회 KAI Forum ‘생명보험사의 관계사 주식 회계처리’를 주제로 포럼을 개최했다.

이한상 한국회계계기준원장(고려대학교 교수)은 이날 포럼에서 삼성생명과 삼성화재의 회계 처리 문제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는 “이제는 회계를 회사에만 맡겨둘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교수는 이날 포럼의 중심이 삼성에 집중된 이유에 대해 “회계의 ‘블랙홀’이기 때문”이라고 표현했다.

이 교수는 “삼성생명은 단순한 보험회사가 아니다. 이 회사 주변에서는 정상적인 회계 기준도 왜곡된다”며 “심지어 전문가들도 이상한 말을 하기 시작한다. 중력이 너무 센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과거 삼성에버랜드가 삼성생명 지분 19.4%를 보유하고 있으면서 지분법을 적용하다가, 회계 기준 변경을 이유로 매도가능증권으로 회계 처리 기준을 바꾼 전례를 언급했다. “양사 간 중요한 거래가 기준이 되던 회계 기준이, 피투자회사 관점으로만 보게끔 개정됐다”며 “결국 회계 기준이 바뀌면서 금융지주회사로 지정되는 걸 회피하게 됐다”고 지적했다.

이한상 원장

바이오로직스 사건 재조명…“형사 무죄지만 도의적 책임은 남아”

이어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 논란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이 교수는 “2015년 갑자기 지배력을 상실했다며 연결회계를 지분법으로 바꾼 배경은 콜옵션 부채 회피 목적”이라며 “형사 재판에서 무죄가 나올 가능성이 크지만, 학계 입장에서 보면 이는 분식회계”라고 주장했다

이 교수는 “2022년 삼성생명이 유배당 계약자의 돈으로 보유한 삼성전자·삼성화재 주식에 대해 보험 부채를 설정하지 않은 사건은 조용히 넘어갔다”고 밝힌 이 교수는 “팔 의사가 없기 때문에 부채도 없다는 논리는 황당하다”며 “결국 금감원의 ‘일탈저항’ 예외조항을 근거로 IFRS 부채 반영을 회피했다”고 비판했다.

이 교수는 “삼성전자의 자사주 소각, 삼성화재의 자사주 소각으로 인해 삼성전자 지분율이 금산분리 임계점인 10%를 초과하게 되었다”며 “결국 삼성생명과 화재가 보유한 삼성전자 주식을 매각하면서 금감원의 특혜 적용 전제가 무너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조금만 팔았으면 아무 문제 없었을 일을 왜 자꾸 복잡하게 만드느냐”고 반문했다.

또한 이 교수는 회계 기준 적용 여부에 대한 질의가 금감원에서 “사실관계의 문제라며 반려됐다”는 점을 지적하며 “6월 25일 한겨레 보도 이후 논란이 확산됐고, 공론의 장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이 자리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오늘의 포럼은 전례 없는 일이지만, 이 회사를 회계적으로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며 “기업 회계의 공공성을 지키기 위해 회계사, 감독기관, 시민사회가 함께 대응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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