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할 말 하는 주주

KT&G는 국산 담배 시장의 독점 기업이다. 흡연자들이 매일 피우는 담배 연기가 매출로 돌아오는 기업이다. 게다가 ‘정관장’ 브랜드로 인삼 제품 시장에서도 절대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돈이 되는 담배와 인삼을 국가가 전매하던 시절의 유산이다. 물론 KT&G는 IMF를 거치면서 정부 지분이 매각됐고 이제는 완전한 민간 기업이 됐다.

그 결과는 ‘주인 없는 기업’이다. 주인 없는 기업의 주인은 누구일까. 전체 주주일까.

그렇지 않았다. 그것이 KT&G가 행동주의 투자자 FCP(Flashlight Capital Partners), 그 이전에 칼 아이칸의 공격을 받았던 이유다.

이 책은 소설처럼 생생한 필치를 통해 KT&G와 FCP의 경영권 분쟁을 다룬다. 기업 사냥꾼이라 불리는 행동주의 펀드가 왜 행동하게됐는지를 다룬다.

KT&G의 민낯은 그만큼 추악했다. 임직원은 막대한 연봉을 받으며, 방만 경영을 일삼았다. 현 사장의 이름은 묘하게도 ‘방경만’이다.

KT&G 경영진을 견제할 사실상 최대주주는 KT&G 경영진 그 자신이다. KT&G는 공익 재단을 만들어 자사주를 기부했다. 5% 이상 보유하면 공시 의무가 생기므로 쪼갰다. 그렇게 가진 지분이 11% 가량이다.

전임 사장이 재단 이사장으로 간다. 임명은 경영진이 한다. 이 11% 지분이 현 경영진을 지지한다.

해외에 담배를 수출한다고 하면서 대금도 제대로 받지 못하는 수준 낮은 경영을 했다. 돈이 줄줄새도 정부도 이제 감시할 수 없다. 정부가 지분을 가진 공기업도 아니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국내에서 경쟁자는 수십년간 쌓아온 판매망을 통해 철저하게 차단된다. 경쟁사로 등장했던 ‘우리담배’의 퇴장이 그 사례다.

KT&G는 자사가 언론에 노출되지 않기를 원하는 홍보 전략을 쓴다. 보유 현금이 많으니 어려운 일도 아니다.

FCP는 이 점을 파고들었다. 그러나 KT&G를 완전히 바꾸기엔 역부족이었다. 행동주의 펀드에 국민 자금이 더 많이 들어오고, 사모펀드 형태를 벗어나 공모형태로 대규모 자금을 동원할 수 있는 힘을 키워야 한다. 국민연금을 비롯한 연기금도 더 적극적인 목소리를 내야 한다. 이 책은 그 점을 알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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