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반 vs 한진 경영권 분쟁…앞으로 시나리오는

김상열(왼쪽) 호반그룹 회장과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사진=각 사]

호반그룹의 한진칼 지분 확보에 따른 경영권 분쟁 가능성이 잦아드는 모양새다. 다만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우호 지분 중 산업은행과 사모펀드 보유 지분을 호반그룹이 확보한다면 추후 경영권 분쟁에 다시 불이 붙을 가능성이 있다.

19일 정치권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조 회장에 대한 우호 지분으로 남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산업은행은 최근 국회 정무위원회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항공산업 구조개편이 완료될 때까지 출자금 유지가 필요하다”며 “통합 항공사 출범 이후 시장 상황을 고려해 지분 매각 등 출자금 회수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통합’이란 아시아나와 대한항공의 2026년 10월 25일 이후 통합을 가리킨다. 이후 아시아나는 사라지고 대한항공만 남는다. 한진칼의 4대 주주에 해당하는 산업은행은 이 때까지 주주 간 계약에 따라 한진칼 지분을 유지하며, 조 회장에 대한 우호 지분 역할을 지속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3대 주주인 델타항공이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에 대한 지지를 공식화하면서 분쟁 가능성이 일차적으로 차단됐다. 이후 산업은행 역시 호반그룹을 지지할 가능성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재계에서는 산업은행과 델타항공이 지분을 매각하거나 호반그룹과 연합하는 시나리오를 구상했다. 그러나 두 곳 모두 당분간 지분을 매각하거나 조 회장과 관계를 끊는 변수를 만들지 않을 전망이다.

그 경우 조원태 회장은 델타항공의 14.9% 지분과 산업은행의 10.58% 지분을 포함한 우호 지분 46% 가량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다.

대신자산운용(4.90%)과 유진자산운용(4.16%)이 운용하는 사모펀드가 총 9.06%의 한진칼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데 이 역시 재계에서 조 회장을 돕기 위해 출자한 펀드다.

호반그룹으로서는 ‘단순 투자’라는 공시된 목적에 부합하는 방법으로 한진칼 지분을 팔고 분쟁 가능성을 종식시키는 방법이 하나의 시나리오로 있다. 통합 항공사 출범 이후까지 주가 상승 기회를 보는 것이다.

또 하나의 시나리오는 산업은행과 사모펀드 지분을 사들이는 방법이다. 산업은행은 결국 언젠가 투자 회수 목적으로 지분을 팔 계획임을 드러냈다. 사모펀드 역시 8월이 만기다.

호반그룹이 산업은행과 사모펀드 지분, 그리고 조 회장과 적대 관계인 조승연(개명 전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씨 지분을 모두 확보하면 한진칼 38.23% 지분을 갖게 된다. 조원태 회장 입장에서는 델타항공만이 우호 지분으로 남고, 산업은행과 사모펀드가 빠지면 우호지분이 35.56%로 줄어든다.

호반그룹은 현재 보유한 현금성 자산이 2조원 가량으로 추산된다.

호반건설은 2024년 말 기준 9711억 원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고 있으며, 단기금융상품 3550억 원까지 더하면 1조 3000억 원이 넘는 유동성을 갖췄다.

여기에 호반산업의 현금 4710억 원, 지주사 호반의 단기금융상품 2100억 원, 그리고 최근 한진칼 지분을 대거 매입한 호반호텔앤리조트 역시 2550억 원의 자금 동원력을 확보하고 있다. 그룹 전체 현금성 자산은 단순 합산만으로도 2조 원에 육박한다.

여기에 외부에서 조달할 수 있는 자금까지 고려하면 호반그룹은 약 5조원을 마련할 수 있는 셈이다. 산업은행의 지분 매각까지는 1년도 넘는 시간이 남았다. 조 회장 역시 가만히 있지는 않을 전망이다. 산업은행의 지분을 매수할 사모펀드나 금융권, 기타 우호 자본을 찾기에는 충분한 시간이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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