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지배구조 개혁부터” [현장+]

차기 정부에 7가지 과제 제시

이남우 거버넌스포럼 회장은 “코리아 디스카운트 이슈는 저출산 문제와 맞먹을 정도로 우리 후손들한테 고통스러운 문제”라고 말했다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이 22일 여의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 대선 후보를 상대로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결하기 위한 7대 과제를 제시했다.

이남우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회장은 “차기 정부에 바라는 7대 자본시장 과제를 선정했다”며 “이 과제들이 실현된다면 한국 자본시장은 한 단계 레벨업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자본시장 개선 없이 한국 경제 성장 없다

그는 “이제 자본시장 개선 없이는 한국 경제의 성장 모멘텀을 찾기 어렵다”고 단언했다. 특히 이 회장은 “한국 주식시장은 지난 10년간 명목 기준 연 2~3%의 저조한 주당순이익 성장률을 보였다”며 “실질 기준으로는 사실상 마이너스 성장 상태”라고 지적했다. 이어 구눈 “성장 없는 시장에서는 소비와 투자가 위축되고, 결과적으로 한국 경제 전체가 악순환에 빠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 회장은 기업 지배구조의 문제를 여러 사례를 들어 비판했다. 그는 “우리나라 대기업 경영진과 이사회에는 자본 비용에 대한 인식이 결여돼 있다”며 “주주의 자본은 상장과 동시에 공짜 자금처럼 인식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자신이 만난 한 그룹 회장을 예로 들며 “삼성전자 주가가 15~20% 떨어졌다고 분노하던 그 회장의 회사 주가는 지난 5년간 45%, 7년간 70%나 하락했다”며 “정작 자신이 경영하는 기업의 가치에는 무감각하다”고 꼬집었다.

그는 “자본비용이란 것은 주주가 기대하는 최소한의 수익률인데, 한국은 통상 연 10% 수준”이라며 “그런데 한국 상장사들의 평균 자기자본이익률(ROE)은 고작 5%에 불과하다. 이는 밸류에이션 디스카운트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LG, 주주 가치 파괴의 대명사…SK는 중복 상장 국가대표

기업별 사례 분석도 이어졌다. 이 회장은 “LG그룹은 가치 파괴의 대명사”라고 평가하며 “적자 전환, 급격히 증가한 부채, 주주에 대한 배려 부족”을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특히 그는 “LG전자의 인도 상장 계획은 기존 주주에게 어떤 실익이 돌아올지 불투명하다”며 “당초 D학점이었던 밸류업 점수를 F로 낮췄다”고 밝혔다.

이어 이 회장은 “SK그룹은 중복 상장의 국가대표급 사례”라고 비판하며 “SK이노베이션 등 계열사들의 주가가 3년간 60% 가까이 하락했음에도 불구하고, 자회사를 추가로 상장시키는 방식은 일반 주주에 대한 배려가 전혀 없다”고 지적했다.

이 회장은 “현대차그룹은 전기차나 자율주행 같은 본업 경쟁이 치열한 시기에, 20조 원 넘는 부동산 투자가 과연 타당한지 의문”이라며 “잘한다는 현대차조차 이런 투자 의사결정을 하고 있다는 점이 한국 자본시장의 현실”이라며 고 말했다.

젊은 세대 사이에서 나타나는 한국 주식 기피 현상도 언급했다. 이 회장은 “제가 재직 중인 대학에서 수업을 듣는 학생들에게 물어보면, 95%는 한국 주식에는 손도 안 대고 바로 미국 주식으로 넘어간다”며 “예전에는 한국을 해보다 성과가 안 좋아 미국으로 이동했지만, 이제는 처음부터 한국 시장을 배제하는 추세”라고 밝혔다. 그는 “이런 현상 자체가 경고이며, 시장이 진지하게 받아들여야 할 메시지”라고 강조했다.

또한, 삼성SDI와 BYD의 증자 사례를 비교하며 “삼성SDI는 PBR 0.6배 수준에서 17% 규모의 대규모 증자를 단행해 주가 희석화로 주주 피해가 컸다”며 “반면 BYD는 단 4%의 증자만으로 8조 2000억원을 조달했고, 주가도 오히려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처럼 자본시장에서의 신뢰와 효율성, 그리고 주주와의 신뢰는 모든 기업의 가치에 직접적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포럼이 선정한 7대 과제는 단순한 선언이 아닌 실질적 변화의 출발점”이라며 “특히 상법 개정은 국제 금융시장에서 가장 많이 언급되는 핵심 개혁 과제로, 한국 자본시장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할 첫 단추”라고 강조했다. 이어 “상법 개정은 모든 기업의 거버넌스 수준을 높이고, 주주 보호를 실현하는 기틀”이라며 “이제는 단순한 투자 수익이 아니라, 한국 자본시장의 생존과 직결된 문제로 다뤄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용우 대표

이용우 “이사 충실 의무 개정은 출발점…배임죄·증거개시 등 제도 개선 함께 가야”

이용우 경제더하기연구소 대표(전 더불어민주당 의원)는 “새 정부가 들어서면 상법상 이사 충실 의무가 개정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그러나 이는 시작일 뿐, 전반적인 제도 개선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2023년 4월 18일, 한동훈 당시 법무부 장관에게 대정부질문을 했던 장면이 SNS에 떠올라 감회가 새로웠다”며 “LG에너지솔루션 등 모자회사 동시 상장 사례를 계기로, 대법원 판례 변경이 어렵다면 법 개정이 필요하다는 문제의식을 가졌고, 그 법이 2년 만에 공론화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개정 논의 과정에서 가장 핵심적인 쟁점 중 하나가 배임죄”라며 “미국에는 배임죄 자체가 존재하지 않고, 민사적 책임과 징벌적 손해배상으로 대응하고 있다. 독일과 일본처럼 형사 처벌이 있는 나라들도 민사를 우선하고 형사는 보완적으로 적용하는 원칙을 따른다”고 설명했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검찰의 전적인 판단에 따라 형사 소추가 이뤄지는 구조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이 대표는 “이로 인해 기업 법무실에 전직 검사 출신이 몰리는 기형적 구조가 형성되어 있다”며 “소액주주들이 증거 확보가 어려운 상황에서 형사 고발을 통해 간접적으로 민사소송을 진행하는 비효율적인 방식이 반복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 해결책으로 이 대표는 미국식 증거개시제도(디스커버리) 도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 대표는 “상대방이 증거를 은폐하면 곧바로 패소하는 시스템이 재판의 신속성과 공정성을 높인다”며 “특히 LG와 SK의 미국 배터리 소송 사례에서 SK가 증거 미제출로 패소하고 조정금 1조 원 이상을 지불한 사례를 언급하며, 이 제도의 실효성을 강조했다.

또한 그는 “이미 대법원장과 대한변협도 디스커버리 제도의 도입 필요성을 공감하고 있고, 국회 입법조사처와의 공동 연구를 통해 법안도 마련돼 있다”며 “충실 의무가 법제화되더라도 그것을 실질화할 수 있는 민사절차 제도가 병행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이어 경영판단의 원칙과 관련한 글로벌 스탠다드도 언급했다. 그는 “일론 머스크 사례처럼, 지배주주가 독립된 위원회 없이 결정한 주식보상은 무효라는 미국 판례처럼 독립위원회와 소액주주 비토권(MoM, Majority of Minority)을 제도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그는 조세 정책과 관련해 “배당소득 분리과세와 저율과세는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며 “상속세의 경우 세율 인하보다는 평생 납부한 종합소득세에 대해 세액공제를 적용하는 방식이 바람직하다”고 제언했다. 특히 “모회사-자회사 동시 상장의 경우 모회사 주주에게 주식을 배정할 때 증여세 이슈가 발생할 수 있다”며 “세법상 예외 규정 마련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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