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앱 개발 예산 투입이 ‘성과’라는 장혜영 의원

[페이스북 캡쳐]

한국은행이 시각장애인을 위한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만들기로 했다. 시각장애인들이 현금을 주고받는 거래를 하는데, 얼마 짜리 지폐인지 제대로 알지 못해 거스름돈을 잘못 받는 일이 종종 있다는 이유에서다.

장혜영 정의당 의원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회의에서 이 문제를 한국은행에 지적했다. 그러자 한은이 앱 개발을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장혜영 의원은 페이스북에 이 소식을 전하며 “또 해냈다”고 썼다. 한국은행으로서는 그 해 사업 성과에 한 줄, 장 의원에게는 의정 보고서에 넣을 한 줄이 될지 모르겠다.

하지만 그것이 한은 예산이 투입될만한 시급한 일일까. 스마트폰을 꺼내서 앱을 켜서 현금을 카메라로 찍어볼 시간에 그냥 카드 결제를 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지 않을까.

시각장애인이라 신용카드 발급이 어렵다면, 체크카드를 이용할 수 있는 일이다. 꼭 장애인에게 어쩌다 혹시 있을지 모를 불편을 위해 모든 것을 다 국가 예산으로 갖춰야 복지 선진국이라는 것인가? 모든 국민에게 혹시 있을지 모를 불편을 위해 앱을 다 갖출 수는 없는 일이다.

이 같은 보여주기식 앱 만들기는 국가 예산을 낭비하는 대표적인 사례다. 2016년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문체부 및 산하기관이 24억 4800만원을 들여 스마트폰 앱 49개를 개발했으나, 이들 가운데 21개(42.9%)앱의 설치 자수가 1000명에도 못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만든 앱들이 디자인, 기능, 콘텐츠, 이용 편의도, 기술성 측면에서 떨어진다는 비판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여기에 또 하나의 앱을 추가하는 것을 성과라고 홍보하는 정치인이 있는 한, 이 같은 예산 낭비는 계속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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