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걸린 승계 프로젝트에 그룹 총동원

㈜한화의 사업 부문이 ㈜한화의 최대주주가 됐다
한화에너지는 한화그룹 승계의 마지막 퍼즐이다. 한화에너지는 그룹 지주회사 격인 ㈜한화의 단일 최대주주로, 세 아들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기업 가치는 5조원 안팎이 거론된다.
한화에너지의 시작은 2001년 ㈜한화에서 IT사업 부문이 분사해 만들어진 한화S&C로 거슬러 올라간다. ㈜한화와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각각 66.7%, 33.3% 지분을 가진 구조였다. 그 뒤 계열사 시스템통합(SI) 일감을 몰아받는 대기업 승계의 정석을 따른 것이다.
하버드대생 김동관, 20억에 최대주주로
2005년 김 회장 장남 김동관씨(현 한화그룹 부회장)는 ㈜한화 보유 한화S&C 지분을 주당 5100원씩 총 20억 4000만원에 사들였다. 김동관씨가 하버드대학교 정치학과에 다니던 시절이다.
차남 김동원씨(한화생명 사장)와 삼남 김동선씨(한화갤러리아 부사장)는 김 회장으로부터 주당 5000원에 각각 한화S&C 지분 16.5%를 5억원에 매입했다.
한화S&C의 지분 구조는 김동관 66.6% 김동원 15.3% 김동선 15.3%로 변경된다.
배임·일감몰아주기·주주대표소송 모두 김승연家 ‘승’
이와 관련해 검찰은 2011년 김 회장을 배임 혐의로 기소했다. ㈜한화가 김동관씨에게 한화S&C 지분을 헐값에 넘겨 899억원의 손해를 입었다는 이유에서다. 2013년 김 회장은 무죄 판결이 확정된다.
경제개혁연대가 2010년 한화S&C 지분 매각을 결정한 ㈜한화 이사진을 상대로 손해 배상을 요구하는 대표소송을 제기했으나, 이 또한 2017년 패소가 확정된다.
한화S&C는 한화그룹 일감 비중이 과반인 채로 수천억원 규모 매출을 기록하며 성장세를 거듭했다. 삼형제가 인수한 2005년 723억원이던 한화S&C의 자산 총계는 5년 뒤인 2010년 1조원을 넘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015년 한화S&C 일감 몰아주기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으나, 5년 뒤 무혐의 결론을 내렸다.
2015년에는 한화에너지가 스카이레이크 인베스트먼트 측 사모펀드의 자동화 설비 업체 ‘에스아이티(SIT)’를 1029억원에 인수했다. SIT는 한화컨버전스로 사명을 바꾸고 현재도 한화에너지 자회사다.
김동선 부사장은 스카이레이크에 2020년 4~10월 재직했다. 진대제 스카이레이크 회장과 김 회장은 경기고 동창이라는 친분이 있다.

2007년, 자회사 군장열병합발전 설립
한화에너지도 그룹 계열사가 동원된 프로젝트다. 2007년 11월 한화S&C가 70%, 한화건설이 30%씩 출자해 자회사 군장열병합발전(구 한화종합에너지)을 설립한다. 군장열병합발전은 군장국가산업단지 입주업체에 열(스팀)을 공급하는 3만평 규모 발전소를 운영하는 기업이다.
당초 2007년 4월 한화건설이 집단에너지사업허가를 받아 운영하기로 한 것이다. 2008년 10월 한화건설이 보유 지분을 한화S&C에 매각해 군장열병합발전은 한화S&C의 100% 자회사가 됐다.
2008년, 여수열병합발전 인수…한화에너지 탄생
한화S&C의 100% 자회사가 된 뒤, 군장열병합발전은 2008~2009년 한화솔루션(당시 한화석유화학)으로부터 여수열병합발전 지분을 모두 사들였다. 여수열병합발전은 여수 산단에 2007년부터 열병합발전소를 운영해왔다. 2007년 한화솔루션은 여수열병합발전은 100% 자회사로 물적분할한다.
한화건설과 한화솔루션은 2007년 열병합 발전소에 투자해 완성한 다음 이를 한화S&C에 넘긴 것이다. 군장열병합발전은 여수열병합발전과 합병해 2012년 한화에너지가 됐다.
한화에너지의 뿌리, 한화S&C는 한화시스템이 인수
한화S&C는 2017년 투자 부문을 분리하고, SI 사업 부문을 한화S&C라는 이름으로 물적분할했다.
그리고 모회사가 된 H솔루션은 같은 해 한화S&C 44.6%를 스틱인베스트먼트 측 사모펀드에 2500억원에 넘긴다. 스틱인베는 상장 가능성을 보고 투자한 것이다.

한화시스템-한화S&C 합병 후 상장
한화에어로스페이스(구 한화테크윈) 자회사였던 한화시스템이 한화S&C와 2018년 합병했다. 두 회사가 합병하는 방법으로 매출 규모 중 내부거래가 차지하는 비율을 낮췄고, 삼형제 지분율도 20% 미만으로 자유로워졌다. 일감 몰아주기 시비를 벗어나게 된 것이다. 한화시스템은 2019년 코스피에 상장한다. 현재도 한화에너지가 한화시스템 12.80%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자산 17조’ 한화에너지, 매출 5조에 영업익 2000억
H솔루션은 삼형제 개인회사로서 한화에너지에 대한 지분을 유지했다. 2021년 H솔루션과 한화에너지가 합병되면서 삼형제는 한화에너지를 직접 지배하게 됐다.
국내에서는 전기 373MW, 스팀 2,220톤 규모의 설비 용량을 갖춘 최신 열병합 발전소를 통해 여수 국가산업단지와 군산2국가 산업단지 입주업체를 대상으로 양질의 스팀과 전기를 공급하는 한화에너지가 삼형제 소유가 된 과정이다.
한화에너지는 2022년 자산 10조원을 넘겼고 작년 말 자산은 17조2957억원에 달한다. 영업이익도 2023년과 2024년 2000억원을 가볍게 넘기며 삼형제의 든든한 현금 창출원이 되고 있다.

㈜한화 지분율 2007년 2.2%→2024년 22%
한화에너지와 그 전신 회사들은 이렇게 벌어들인 현금으로 ㈜한화 지분을 사들였다.
2007년 2.20% 지분을 확보한 것이 처음이었다. 2017년 우선주 유상증자에 참여해 한화3우B 지분을 확보하지만 이는 의결권과 무관하다.
2019년 추가 매수로 지분율은 보통주 기준 4.20%로 늘어난다. 2020년에는 4.24%가, 2021년에는 9.70%가 된다. 시장에서 주식을 사들인 결과다.
2024년에는 한화에너지가 ㈜한화 지분 공개 매수에 나선다. 5.20% 지분을 추가한다. 고려아연이 보유한 5.73% 지분까지 사들이며 한화에너지의 지분율은 22.15%로 늘어난다.
김승연 회장이 보유한 22.65% 지분에 약간 못 미친 수준이 된 것이다. 김 회장은 이달 30일 세 아들에게 지분 증여를 예정하고 있다.
그 경우 한화에너지는 ㈜한화 최대주주로 올라선다. 김동관 50% 김동원 25% 김동선 25%로 구성된 한화에너지의 상장 이후 한화그룹은 3세 승계를 마무리 지을 전망이다.
김동원 사장과 김동선 사장은 ㈜한화에 대한 지배력을 유지한 채로 ㈜한화가 인적분할하는 방식으로 그룹을 쪼갤 수 있다. 아니면 한화에너지 지분을 파는 방식으로 자신들이 지배하는 한화생명 또는 한화갤러리아 지분을 사들일 수 있다.
한화에너지의 상장이 한화 승계 계획의 마침표가 되는 이유다.

'로봇' 뜨자 한화도...기업 분할은 계속된다
(주)한화, 로보틱스 별도 법인으로 이달 6일 ㈜한화의 로봇사업을 분리해 별도 법인으로 출범한다. 한화가 현물출자하고 한화호텔앤드리조트가 현금으로 지분을 확보하는 구조다. 물적분할은 아니지만, 100% 자회사로 두는 분할이라는 실질은 같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를 이끄는 김동선 전무(김승연 회장의 3남)의 의지가 반영됐다. 최근 두산로보틱스가 공모주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킨 만큼, 한화로보틱스의 상장 가능성도 있다. 현대제철, 강관사업 물적분할 부진한 사업의 구조조정 차업에서도 기업 분할은 활용된다. 현대제철은 송유관 등 강관 사업부문을 100% 자회사로 물적분할하기로 했다. 부채가 많은 사업 부문을 별도 회사로 만들면 모회사의 재무 상황이 개선되는 효과가 있다. 일동제약, R&D 부문 물적분할 일동제약도 연구개발(R&D) 부문을 물적분할해 자회사 ‘유노비아’를 출범하기로 했다. 역시 과도한 비용 지출로 인한 일동제약의 재무 상황 개선이 목적이다. […]

한화솔루션, 주주 반발해도 기업 분할...큰 그림 그린다
3세 경영 시대를 준비하는 한화그룹이 잇따라 계열사 지배구조 개편 계획을 내놓고 있다. 이번엔 한화솔루션이다. 물적분할과 인적분할이 결합된 이번 개편에 주주들은 반발하고 있다. 26일 오후 2시 41분 기준 코스피에서 한화솔루션 주가는 7.34% 하락한 4만 6050원을 기록하고 있다. 반면 이날 나온 증권가 보고서는 핵심 사업에 집중하는 개편이라는 점에서 대체로 긍정적이다. 물적분할은 핵심 사업에 집중하겠다는 의지로, 갤러리아 별도 상장은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셋째 아들인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상무의 독자 경영을 위한 사전 준비 작업으로 해석된다. 지난 23일 장 마감 후 공시에 따르면, 한화솔루션은 태양광·케미칼 사업을 남기고, 자동차·태양광 소재 사업을 한화첨단소재로 물적분할하기로 한다. 또한 한화첨단소재는 5년 뒤 상장이 목표다. 분할에 반대하는 한화솔루션 주주들은 보통주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