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는 언론사 위의 언론사라는 특수한 위치에 있다. 인터넷 매체를 포함한 국내 대다수 매체에 기사와 사진을 공급한다. 전국 각지는 물론 세계 각국에 주재 기자를 두고 뉴스를 보낸다.
언론계는 연합뉴스의 공신력을 신뢰하고, 연합뉴스가 해당 뉴스를 보도했는지 여부를 사실 확인의 기준으로 삼는다. 연합뉴스가 연간 수백억원에 달하는 국가 예산을 지원받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
그런 연합뉴스가 포털 사이트 퇴출이라는 사상 초유의 조치를 당하게 됐다. 기업에서 의뢰한 광고성 콘텐츠를 기사로 포장해 내보냈다는 이유다.
내막을 들여다보면 이 역시 연합뉴스라는 특수성이 반영됐기 때문에 일어난 사건이다. 기업이 배포하는 광고성 `보도자료`를 그대로 송출하고 돈을 받는 언론사는 주요 일간지부터 인터넷 신문까지 많다.
영세한 인터넷 매체는 단돈 몇만원에 그런 광고 기사를 내보낸다. 물론 그 과정에서 사실 확인이나 취재는 없다. 단지 포털에 기업 이름이 노출될 수 있다는 이유로 기업들은 그런 대가 지급을 당연하게 여긴다. 수천개에 달하는 인터넷 신문과 수만명에 달하는 그 구성원들이 먹고살 수 있는 이유다.
그렇다면 왜 연합뉴스는 제재당했을까. 이른바 국가 기간통신사라는 자존심을 지키려다 벌어진 일이다.
다른 언론사가 그 같은 보도자료를 기자의 기사로 작성했다면 연합뉴스는 기자 이름 없이 그냥 내보냈다는 이유에서다.
연합뉴스 기자의 이름을 광고성 보도자료에 낼 수 없다면, 해당 사업부 담당 직원의 이름만 달았어도 피해 갔을 문제다. 그 과정에서도 다른 언론사와 달리 보도자료 내용에 대한 엄격한 사실 확인과 보도 내용에 대한 검수를 거친 것은 연합뉴스만의 특징이다.
포털에서 쫓겨나게 된 연합뉴스는 이제 군소 인터넷 매체와 마찬가지로 포털 검색창에 키워드를 검색하는 방식으로 뉴스를 볼 수 있다. 다만 매년 재평가가 이뤄지므로 내년에는 다시 포털 뉴스에 복귀할 가능성이 크다.
그런 연합뉴스는 매체력을 기반으로 대통령 선거 후보들까지 동원한 여론전과 법적 대응에 나섰다. 이는 국가 기간통신사답지 못한 자존심을 버린 행동이다.
연합뉴스의 이런 행태는 우리나라의 모든 언론사는 사실상 포털 사이트 없이는 자생할 수 없는 하청 업체임을 스스로 인정하는 모습이다. 마치 대기업의 갑질과 횡포를 부르짖으면서도 대기업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협력사들 같은 모습이다.
차라리 당당하게 연합뉴스만의 살길을 찾고, 독자들에게 다가갈 수 있는 다른 통로를 찾는 것도 언론 발전을 위한 모범이 될 것이다. 최근 언론계는 회원제 서비스나 구독 서비스를 활용해 포털 사이트와 조회수 높이기가 아닌 새로운 방식의 살길을 모색하고 있다. 연합뉴스도 연합뉴스만의 기사와 콘텐츠를 강화하는 시간을 가지면서 자생력 강화 사례의 모범을 보이면 어떨까.
또한 이번 일을 계기로 포털 사이트는 언론사와 제휴 기준을 엄격하게 함으로써 광고성 기사에 대한 규제도 강화돼야 한다. 사실 대부분 인터넷 신문은 자체 기사와 콘텐츠보다는 기업이 배포한 보도자료나 다른 언론사의 취재를 `받아쓰기`하고 있다.
그런데도 운영이 되는 이유는 포털 사이트와 제휴를 맺고 있기 때문이다. 꾸준히 방문객이 유입될 수 있도록 포털이 도와주는 것이다.
자생력이 없는 매체는 포털 사이트에서 과감하게 내칠 필요가 있다. 최근 인터넷 신문 급증으로 인한 부작용이 커서, 이 같은 논의가 있었다. 그 때문에 신규 언론사에 대한 입점 기준은 강화되고 있지만, 기득권을 가진 기존 매체의 반발은 당연히 심한 상황이다.
연합뉴스 사태에서 보듯 포털 사이트는 우리나라 언론계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한 축이 됐다. 포털 사이트가 언론답지 않은 언론을 걸러내는 것도 사회적 책임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