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업형 벤처캐피탈(CVC)에 대한 규제가 더 완화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12일 오후 국회에서는 이재관 더불어민주당 의원 주최로 ‘벤처생태계 위기극복을 위한 정책간담회’가 열렸다.
박용린 자본시장연구원 부원장은 이날 토론에서 일반 지주회사의 CVC 규제가 지나치게 엄격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는 “일반 지주회사는 대기업 집단뿐만 아니라 중견기업들도 많이 전환한 형태인데, 이들 기업이 대기업처럼 규제를 받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말했다. 또한 “삼성벤처투자와 같은 대기업의 비지주회사 CVC는 신기술사업금융회사로 등록돼 상대적으로 규제가 적다”며 “규제 형평성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외부 자금 비중 40%에서 더 높여야”
박 부원장은 외부 자금 조달과 관련해 “현재 40%인 외부 자금 조달 한도를 60%로 상향 조정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며 “펀드 결성 시 계열사 자금과 외부 자금을 섞어서 운영하는 것이 제약을 초래할 수 있어 유연한 조정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해외 투자 제한도 완화할 필요가 있다. 그는 “국내 투자 활성화를 목적으로 규제가 설정되었지만, 대기업들은 이미 해외에서 CVC를 운영하며 해외 투자를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중견기업들은 해외에 CVC를 설립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려운 만큼, 국내에서도 해외 투자가 원활히 이루어질 수 있도록 규제를 점진적으로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박 부원장은 “기업 생태계적 관점에서 대기업뿐만 아니라 중견기업들도 개방형 혁신(Open Innovation)을 할 수 있도록 기회를 확대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CVC는 벤처 생태계의 선순환 구조를 조성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며, 특히 인수합병(M&A)의 주요 대상으로 자리 잡고 있다”고 강조했다.

“유연한 투자에 제약 많아”
GS그룹의 CVC인 GS벤처스 윤세현 수석심사역은 외부 투자 자금 유치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윤 수석은 전략적 투자(SI)의 개념을 설명하며 “오픈 이노베이션 차원에서 스타트업 생태계를 확대하고 기업과 협업하는 방식뿐만 아니라, 완전히 새로운 신사업 분야에 대한 모니터링 차원의 투자도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오픈 이노베이션 차원의 투자에서는 내부 검토 역량과 네트워크가 충분하기 때문에 자체 자금으로도 운영이 가능하지만, 신사업 진출을 위한 투자의 경우 외부 투자자 및 파트너들과 협업이 필요하다”며 “이를 통해 투자 역량과 운영 역량의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윤 수석은 “현재 많은 CVC들이 1호 펀드 이후 2호 펀드, 사모펀드를 준비 중이다. 이에 따라 투자 전략을 구체화하고 세분화하는 과정이 진행되고 있다”며 “투자 전략을 다양하게 운영할 수 있는 유연한 환경이 조성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윤 수석은 현재의 규제가 이러한 전략적 투자 운영에 제약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모든 펀드에 대해 CVC가 60%를 출자해야 하는 규정은 운영상의 유연성을 제한하는 요소가 될 수 있다”며 “투자 활성화를 위해 일정 부분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오픈 이노베이션을 위한 투자 활성화를 위해서라도 출자 비율 규제를 완화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이를 통해 사모펀드 조성과 활발한 투자 환경이 조성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공정위 “외부 출자 제한 50% 상향 입법 추진”
이날 공정거래위원회는 CVC 투자 비중을 일부 완화하는 방향으로 입법 노력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이날 참석한 공정위 관계자는 “투자 비중을 일부 완화하는 게 필요하다는 점에 공감하며, 다양한 입법 노력을 추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공정위는 개별 펀드별 외부 출자 비중을 기존 40%에서 50%로 증가하는 안을 담은 법안을 발의한 상태다. 이와 함께 총자산 또는 전체 펀드 기준의 외부 출자 비중을 40% 또는 50%로 설정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반대하지 않으며, 논의를 거쳐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다만 입법 취지를 고려할 때 전액 해외 투자를 허용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는 입장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국내 투자 활성화와 해외 투자를 통한 우수한 자원 유입을 동시에 고려했을 때, 해외 투자 비중을 30% 정도로 늘리는 것이 점진적 완화 차원에서 적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장+] CVC투자 활성화를 위한 쟁점과 과제는?
CVC(Corporate Venture Capital, 기업주도형 벤처캐피털)는 비금융권 일반기업이 출자해서 설립한 벤처캐피탈(VC)을 가리킨다. 일반지주회사는 금융사인 CVC를 보유할 수 없었는데 2021년 12월 30일 개정 공정거래법이 시행되면서 CVC 보유가 제한적으로 허용됐다. 법 개정 이후 포스코기술투자, GS벤처스, 동원기술투자 등 12개의 일반지주회사 소속 CVC가 설립됐다. 앞으로 CVC는 어떤 방향으로 가야할까. 현재 제도는 벤처시장 발전에 충분할까. 18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CVC 투자 활성화를 위한 쟁점과 과제 토론회’가 열렸다. 이번 토론회는 홍정민·이재정·김한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주최하고, 스타트업얼라이언스가 주관했다. 주제 발표 후 이어진 종합 토론은 유병준 서울대 교수가 좌장을 맡고 노규승 현대자동차 제로원 팀장, 강신형 충남대 경영학부 교수, 강형구 한양대 교수, 김용건 블루포인트 부대표, 임태희 롯데벤처스 투자부문장, 박용린 자본시장연구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