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법학자들, 한국 상법 개정안에 부정적” [현장+]

지인엽 교수가 발언하고 있다 [사진=김찬준]

해외 법학자들이 국내에서 추진되는 이사의 충실 의무 확대를 골자로 한 상법 개정에 부정적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26일 오후 자유기업원은 서울 마포구 한국상장회사협의회 사옥에서 ‘이사의 충실의무 확대 타당한가’를 주제로 상법 개정 진단 세미나를 개최했다.

호주 변호사 자격을 가진 지인엽 동국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이날 세미나에서 “해외 법학자들과 논의한 결과, 이번 개정안이 예상치 못한 결과를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라고 밝혔다.

지 교수는 “해외 연구자들은 이 개정안이 기업의 가치 상승보다는 오히려 불확실성을 증가시킬 것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해외 법학자들은 한국이 대륙법 체계를 따르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경영 판단의 원칙을 명확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과거 영국도 주주에 공평한 대우를 할 의무를 도입한 후 소송이 급증했다”며 “주로 폐쇄형 소규모 기업들이 대상이 되었고, 최근에는 러시아 제재를 위반한 영국 향수 기업의 CEO가 소송에 휘말린 사례도 있다”고 소개했다.

지 교수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주주 가치 극대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실증 연구가 있지만, ESG 경영이 무조건적인 정답은 아니다”라며 “기업의 사회화가 급격히 진행되는 현 상황에서 정책 변화에 따른 부작용과 사회적 비용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우리나라의 주가 장부가 비율이 낮은 이유를 단순히 지배구조 문제로 귀결짓는 것은 성급한 판단”이라며 “영미권과 유럽에서는 지배구조 수준과 주가 장부가 비율의 상관관계가 높지만, 한국에서는 그 연관성이 상대적으로 낮다”고 주장했다.

또한 지 교수는 “한국 경제는 제조업 중심 구조이고, 미국은 금융업이 핵심 산업인 점을 감안할 때 동일한 기준을 적용하는 것이 타당한지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 교수는 “경영권 공격과 방어는 기업 가치 발견 과정의 일부로서 긍정적 역할을 할 수 있다”면서도 “미국에서도 행동주의 펀드의 역할에 대한 논란이 지속되고 있으며, 힐러리 클린턴과 엘리자베스 워런 같은 정치인들이 강경한 입장을 표명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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