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배당이 밸류업의 전부가 아니다

© mathieustern, 출처 Unsplash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여당의 총선 참패 이후에도 기업 밸류업 정책을 이어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최 부총리가 15일 확대 간부 회의에 참석해 “이럴 때일수록 기재부가 중심을 잡고 주요 과제를 차질 없이 추진해 시장 우려를 해소하는 데 주력해야 한다”면서 “기업 밸류업, 역동 경제, 인구문제, 구조개혁 등 우리 경제의 지속가능성을 높이는데 꼭 필요한 과제는 일관성 있고 흔들림 없이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는 것이다.

이번 총선에서 여당의 참패는 1400만 개인 투자자가 밸류업 정책에 냉정한 낙제점을 내린 것으로 볼 수 있다. 기업 지배구조 개선이 이뤄져야 밸류업이 가능하다.

그런 근본적인 수술 대신 상처 부위에 연고만 바르겠다는 것이 현재 나온 밸류업 정책이다. 기업들의 현금 배당은 늘어나는 추세다. 기업이 배당을 하는 것은 소액 주주만이 아니라 지배주주에게도 이익이 되기 때문이다.

특히 지배주주의 지분 비율이 높은 기업일수록 배당을 아끼지 않을 것이다. 배당을 많이 하는 기업에게 혜택을 주는 것은 근본적인 기업 지배구조 개선 방안이 아니다.

지배주주 지분율이 낮거나, 지배주주가 계열사를 통해 간접적으로만 지배하는 기업은 어떨까. 배당을 많이 할 이유가 없을 것이다. 그리고 대기업이 아닌 많은 상장사들이 현재 지배주주 지분율이 절대적으로 높지 않다.

지주회사가 아니라 상장된 자회사나 손자회사에 이르면 지배주주의 직접 지분율은 더욱 낮아진다. 밸류업은 지배주주에게 유리하게 짜인 기업 지배구조를 보다 소액 주주 친화형으로 바꾸는 것부터가 시작이다.

모자회사 중복 상장 문제 해결이 밸류업의 핵심 과제다. 그러나 이를 해소하기는커녕 올해도 HD현대마린솔루션과 LS이링크 같은 대기업 계열사들이 추가 상장 계획을 내놨다.

지배주주 입장에서는 지배력을 잃지 않으면서 시장의 돈만 끌어다 쓰는 것이 중복 상장이 가진 이점이다. 자회사가 상장한 뒤 그 핵심 사업을 잘라 내 손자회사를 추가로 상장하는 ‘배신행위’도 법으로 막거나 적어도 3~5년 전에 그 계획을 미리 밝히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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