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KCGI의 도전을 응원한다

KCGI(Korea Corporate Governance Improvement, 케이씨지아이)는 기업 지배구조 개선을 사명으로 건 회사다. 기관 투자가 자금을 받아 운용하는 사모펀드 운용사로 시작해 지난해에는 자산운용사(메리츠자산운용)를 인수했다. 이번에는 증권사(한양증권) 인수를 마무리했다.

KCGI는 동양증권 신한금융투자 등에서 애널리스트로 명성을 쌓은 강성부 대표가 2018년 창업한 토종 행동주의 펀드다. KCGI의 성장은 기업 지배구조 개선에 자본시장이 가지는 기대의 크기를 보여준다. KCGI는 한진칼, 오스템임플란트, DB하이텍 지배구조와 같은 굵직한 기업들의 지배구조 개선에 목소리를 내왔다.

2018년 처음으로 주주 행동에 나선 KCGI는 한진칼에 주주를 대변하는 사외이사 선임, 이사 자격 강화, 전자투표 도입 등을 요구했다. 2023년 오스템임플란트를 향해서는 독립적인 이사회 구성과 성과와 연동된 임직원 보수 책정을 요구했다. 같은 해 DB하이텍 소액주주들과 연대해 사외이사를 추천하기도 했다.

KCGI의 투자 철학은 지배구조가 개선되면 기업 가치, 곧 주가가 뛴다는 믿음이다. 강성부 대표가 한국 기업 지배주주들이 부려온 횡포를 평생 보며 쌓여온 것이다.

그러나 경영권을 확보하는 수준에 못 이른 KCGI의 요구는 대부분 지배주주와 표 대결에선 묵살되고는 했다. 실질적인 지배구조 변화에 이르지 못하고 주식을 팔아치웠다는 이유로 KCGI는 ‘먹튀’라는 비판도 받았다. 그러나 KCGI가 내는 목소리가 우리 자본시장이라는 막장 속 카나리아 역할을 해왔음을 부정할 수 없다.

자산운용사와 증권사 인수로 KCGI의 투자 철학은 투자자와 접점을 넓히고 더 많이 퍼져나갈 것이다. 그렇다면 한국 경제에 찻잔 속 태풍이 아니라 진정한 메기 역할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KCGI의 건승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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