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라는 개념의 탄생부터 법적, 제도적 의미와 사회적 책임까지

최근 이준일 경희대 교수의 <주식회사 이야기>를 대학 강의 교재로 채택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저자는 최근 우리 사회에 여러 문제들이 일어나는 이유가, 주식회사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것이 원인 중 하나라고 생각해 주식회사를 설명하는 책을 썼다.
책은 주식회사라는 개념의 탄생부터 법적, 제도적 의미 그리고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사회적 책임에 대해서 다룬다.
오랜 시행착오 끝에 만들어진 주식회사는 소유와 경영을 분리하면서도, 주주들에게 기업 경영의 과실을 나눌 수 있는 발명품이다. 그러나 왜 그런 주식회사 제도가 우리나라에서는 문제가 될까.
저자는 ‘실질과 형식의 불일치’를 지적한다. 우선 기본적인 용어 사용에서부터 오해가 있다.
보통 기업에서 말하는 임원은 이사나 상무 직급부터 시작하는 고위직을 가리킨다. 하지만 이는 상법상 등기 임원인 이사와는 다르다.
CEO 역시 대표이사와는 다르다. 우리나라 기업에는 대표이사가 아닌 CEO들이 많다. 특히 대주주 일가일수록 미등기 임원이기를 택한다.
최근 벤처업계에서 많은 창업자가 ‘이사회 의장’이라는 직함을 쓴다. 저자는 이를 두고 “실질적으로 CEO 위의 CEO로 군림하면서 책임은 회피하게 된다”면서 “의장은 경영진의 성과를 평가하고 대규모 투자 안을 승인하는 역할에 집중하고, 회사 내에서 인사권을 행사하면서 실질적인 경영활동을 하지는 않아야 할 것”고 지적한다.
그런 점에서 대표이사와 의장의 분리도 중요하다. 저자는 “국내에서는 회장이라 불리는 지배주주이자 대표이사가 독재를 하는 문제가 많으므로 이사회의 독립성이 더욱 요구되어 형식적인 측면에서라도 분리가 필요하다”라고 밝혔다.
저자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사외이사는 정치권에서 영향을 미치는 경우나, 경영자와 친분이 있는 인사로 채워지는 경우가 많다. 저자는 “사외이사의 역할과 책임을 잘 따져 묻지 않기 때문에 생기는 것”이라면서 “배임, 회계 부정이 발생하는 경우 사외이사진에 대한 책임도 물어서 전문성, 독립성이 없는 사람은 스스로 사외이사 자리를 고사할 정도로 만들어야 이사회가 제대로 작동할 여지가 있을 것”이라고 썼다.
애플은 이사회 9명 중 팀 쿡 CEO를 제외한 8명이 사외이사다. 또한 앨 고어 전 미국 부통령을 제외하고는 모두 기업 현장 출신이다.
이사회는 무엇을 하는지에 대해서는 아직도 명확한 답이 없다. 저자는 “이사회의 역할은 경영감독, 의사결정, 경영 자문의 세 축”이라면서도 “문제는 이 3가지 역할을 균형 있게 수행하는 것이 상당히 어렵고 혼란스럽다”고 지적한다.
이사회는 중요한 의사 결정에 직접 참여하고 자문 역할로 회사의 활동과 실적에 책임을 진다. 그러면서도 이사 자신이 직접 경영 평가를 해야 하는 모순이 생긴다. 저자는 “자신들도 참여한 의사 결정의 결과이기 때문에 엄격하게 판단하기 어려울 수 있다”면서 “때로는 결과가 나쁠 때 경영자에게만 책임을 묻고 이사회는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는 문제가 발생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