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대표 범죄로 주식 거래정지 … 관리종목 지정
휴온스그룹 키운 M&A 전략에 오점 남기게 되나
한국거래소 기업심사위원회, 상장폐지 의견
11월 22일까지 코스닥위원회서 최종 결정
휴온스그룹이 인수해 기업 정상화 절차를 밟아온 휴온스블러썸에 경고등이 켜졌다. 한국거래소는 다음달 22일까지 코스닥시장위원회를 열고 휴온스블러썸의 상장폐지를 최종 결정한다.
한국거래소는 25일 기업심사위원회를 열고 휴온스블러썸의 상장폐지여부를 심의한 결과 ‘상장폐지’로 심의됐다고 밝혔다. 이 경우 관련 규정에 따라 코스닥시장위원회를 개최해 상장폐지 여부 또는 개선기간 부여를 결정한다.
지난달 휴온스블러썸은 한국거래소에 개선계획 이행내역서, 개선계획 이행결과에 대한 해당분야 전문가의 확인서 등을 제출했다. 새 최대주주를 맞아 새롭게 단장한 만큼, 거래 정지가 풀리고 상장 유지 결정이 나오기를 희망해온 소액 주주들은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일부 주주는 휴온스글로벌에 전화해 항의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휴온스, 5월 블러썸 인수 … 前 경영진은 수백억 배임·횡령
휴온스블러썸(옛 블러썸엠엔씨)는 화장품용 스펀지나 용기 제품 등 부자재를 만들어온 회사다. 올해 5월 휴온스그룹 지주사 휴온스글로벌이 580억 원에 인수를 마쳤다.
휴온스블러썸은 지난 9월 16일 수원남부경찰서에 이 모 전 대표와 송 모 전 대표를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배임) 혐의로 고소했다. 피해 금액만 250억 원에 달한다. 송 전 대표와 또 다른 1인은 약 8억 원 규모 별도 배임 혐의로도 고소됐다. 이는 지난해 있었던 사건과는 별개로, 새롭게 드러난 사건이다.
블러썸은 휴온스글로벌이 인수를 마치기 1년 전인 지난해 5월부터 주식 거래가 정지된 상태다. 당시에도 이 전 대표의 295억 원 규모 배임과 횡령이 문제가 됐다. 서울남부지방법원은 올해 5월 1심 판결에서 이 전 대표에게 징역 12년과 벌금 7억 5000만 원을 선고한 상태다.

인수 후, 감자 거치고 회생절차 마쳐
휴온스그룹은 올해 1월 블러썸 인수 의지를 밝혔고, 이후 블러썸은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거쳤다. 우선 두 차례 감자를 단행했다.
감자는 재무구조가 악화된 기업의 주식 수를 줄여 그 차익만큼 자본잉여금으로 전환하는 것을 말한다. 자본잠식률이 50%보다 높으면 상장 폐지도 가능하다. 상장폐지 심사를 해결하기 위한 절차로 해석된다.
지난해 돌입한 수원지방법원이 관할한 회생절차도 올해 5월부로 졸업했다. 같은 달 사명도 휴온스블러썸으로 바꾸고, 인천에 있던 본사 일부를 휴온스그룹 판교 사옥으로 이전하기도 했다.
벌써 휴온스글로벌 컨소시엄이 580억 원이나 투자했고, 최대주주가 바뀐 이상 이전 경영진의 범죄행위 등이 상장 유지에 큰 문제는 되지 않으리라는 희망 섞인 예측도 일부 나오는 상황이다.

휴메딕스 화장품 사업과 시너지 기대 … 콘텐츠 사업 진출도
휴온스블러썸의 기업 정상화가 빨리 이뤄지면, 휴온스 계열사들과 시너지가 기대된다. 우선 자회사인 휴메딕스가 개발·생산하는 화장품 원료에 휴베나의 고품질 화장품 용기와 블러썸엠앤씨의 화장 소품 사업을 결합하는 구조를 만들 수 있다.
과거 에스엔피월드라는 사명으로 경영되던 블러썸은 지난 2018년 최대주주 손바뀜을 거쳤고, 이후 들어온 새 경영진에 의해 대규모 배임·횡령이 발생하며 몰락의 길을 걸었다.
하지만 아모레퍼시픽, 로레알, 랑콤, 입생로랑, 라메르, 시세이도 등에 제품을 공급한 실력이 있는 기업인만큼, 경영 정상화 이후를 기대해볼 만 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내 유일의 NBR(니트릴 부타디엔 고무) 소재 제품을 자체적으로 배합해 생산할 수 있는 생산라인을 보유하고 있다. 화장품 소품 관련 국내외에 약 110개 특허권도 갖고 있다.
이전 경영진이 벌여놓은 사업 다각화도 휴온스그룹이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회사는 지난 2019년 영상 콘텐츠 제작사 블러썸스토리, 영화사 블러썸픽쳐스, 스포츠 방송업체 아이비스포츠를 인수한 바 있다.
휴온스그룹은 블러썸엠앤씨의 자회사 블러썸픽쳐스와 블러썸스토리를 통해 영화 및 드라마 등과 연계해 자체 화장품 브랜드 마케팅도 강화할 예정이다.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플랫폼과도 연계한다. 장기적으로는 문화콘텐츠 사업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휴온스글로벌 관계자는 “다가올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새로운 성장 재원을 확보하고, 코로나로 다소 위축된 화장품 산업의 회복세에 대한 기대감과 가능성을 높게 평가해 인수를 추진했다”며 “현재 후속 인수 작업을 원활히 진행하고 있으며, 시너지 창출을 통한 성과 극대화에 초점을 맞추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