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국 동북 지방을 다녀왔다. 하얼빈-창춘-선양-다롄을 잇는 고속 철도를 이용했다.
그 철도 기반을 놓은 것은 중국을 침탈하려던 러시아와 일본이었으나 이제는 중국 물류의 대동맥으로 기능하고 있었다.
중국 전역에 놓인 촘촘한 고속 철도망은 주요 도시 간 이동 시간을 줄였고, 철도 운영 역시 삼엄한 보안을 제외하고든 어느 선진국 못지 않은 편리함과 정확도를 자랑했다.
그런 중국의 철도망과 국내 철도망이 연결될 수 있다면 그 가치는 엄청날 것이다. 또한 중국에 이어 베트남도 급격한 임금 상승으로 기업들의 인건비 부담이 커졌다.

북한은 중국, 러시아, 일본, 한국이라는 거대 시장에 인접하면서도 값싼 노동력을 제공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북한이 중국처럼 개혁 개방을 할 수 있다면 굶주리는 인민들의 얼굴에도 생기가 돌 것이다.
그러나 그러지 못하는 이유는 단 하나다. 정치적 지배구조 때문이다. 중국은 일당독재지만, 나라의 지도자는 엄격한 경쟁을 통해 길러지고 최종 선발된다.
지방에 내려가 우리나라의 기초자치단체급부터 시작해 그 능력을 인정받아 올라간다. 그러나 북한은 김씨 가문의 독재다.
그 차이가 모든 것을 바꿨다. 그것은 아직 김씨 체제를 인정하는 인민들이 있기에 유지된다. ‘백두혈통’이 지배자가 돼야 한다는 종교적 신념과 같은 그 믿음이 문너져야 북한은 변화할 수 있다. 그리고 그것은 김정은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나라 기업 현실을 보면, 북한 인민들을 답답하게 여길 처지가 되지도 못한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평등주의’에 대한 신앙과도 같은 믿음이 있다.
조국 전 법무부장관 자녀가 받은 ‘특혜’에 대해 분노하는 그런 분노가 왜 기업가들의 자녀가 받는 특혜에는 일어나지 않는 것일까.
국민 대다수는 사기업에서 근무한다. 그리고 우리나라 경영자들은 기업 크기를 불문하고 이 기업의 승계에 가장 큰 관심을 갖고 있다.
기업의 지배구조 개편은 결국에는 ‘어떻게 아들에게 경영권을 물려줄 것인가’라는 한 가지 물음에서 시작된다.

김정은의 3대 세습을 당연하게 여기는 북한 사회가 바뀔 가능성은 없다. 마찬가지로 이재용과 정의선의 3대 세습을 당연하게 여기는 한국 경제 역시 달라질 가능성은 낮다.
그렇다면 무엇부터 해야할까. 주주 총회에서 물어야 한다. 당신이 경영자로서 충분한 능력을 갖고 있는지를 묻고, 능력에 따른 급여를 받았는지를 물어야 한다. 그 질문이 당연해지고, 그 답변 마련에 고심해야할 때가 오면, 그것이 변화의 시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