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가스 소액주주 쫓아내는 SK E&S

안정적 수익 알짜 자회사 … 비상장 전환

소액 주주는 손해 감수해야 하는 구조

SK E&S가 알짜 자회사 부산도시가스를 집어삼킨다. 소액 주주들을 배제하고 자진 상장 폐지를 절차를 밟는 것이다.

18일 코스피 상장사 부산도시가스는 최대 주주 SK E&S를 제외한 나머지 주주들에게 주당 8만 5000원에 주식 교환한다는 계획을 공시했다. 그 결과 SK E&S는 부산가스 100%를 지분을 가진 완전 자회사로 편입한다.

SK 측은 지난달 부산가스 상장 폐지 계획을 밝혔다. 그러면서 나머지 23.68% 지분을 공개 매수하겠다고 밝혔다. 이 역시 주당 8만 5000원을 제시했다.

그런데도 응하지 않은 주주들이 있었다. 그러자 남은 주식은 상법상 주식 교환의 방식을 택한 것이다. 사실상 소액 주주들을 몰아내는 방식이다.

상장의 이익보다 비상장으로 유지하는 이익이 더 클 때 기업은 상장 폐지를 결정한다. 부산가스는 한국가스공사로부터 천연가스를 인도받아 부산광역시 전역에 도시가스를 공급하고 있다. 지난해 영업익이 351억원으로, 연간 400억원 수준의 영업이익을 꾸준히 내고 있다.

회사가 23.68% 지분을 주당 8만 5000원에 사들이는 데 필요한 금액은 2458억원이다. 배당을 100% 가져가는 이익에 비교하면 싼 금액이다.

SK E&S가 부산가스를 완전 자회사로 편입하면 회사 이익을 주주들과 나눌 필요 없이 오롯이 가져갈 수 있다. 상장사는 투자를 유치하기에 유리하지만, SK그룹 계열사로서 투자 유치 통로는 많다.

안정적인 인프라 산업이라 신규 투자가 많이 필요한 상황도 아니다. 상장 폐지는 오로지 그룹을 위한 선택이다.

주식 교환에 반대하는 주주들은 오히려 더 낮은 가격(주당 8만 3798원)을 받는 결과다. 울며 겨자 먹기로 찬성할 수밖에 없다.


SK E&S, 알짜 자회사 자진 상폐 처음 아니다


SK E&S는 과거에도 비슷한 전력이 있다. 2012년에도 서울 강남지역 도시가스서비스업체인 코원에너지서비스를 자진 상장폐지했다.

17.76% 지분을 가진 소액 주주들은 주당 3만 7000원을 받고 쫓겨났다. 주주들이 주장한 주당 장부 가격은 5만 7790원에 달했다.

이후 회사는 배당을 크게 늘렸다. 상장 폐지 전 34% 수준이던 배당 성향이 2014년에는 756%를 기록하기도 했다.


“해외선 있을 수 없는 일…한국법의 허점”


비슷한 사례에서 미국 델라웨어주 대법원은 웨인버거 판결(Weinberger v. UOP, Inc.)에서 소수 주주를 축출하려면 소수 주주의 특별결의가 있어야 하고 소수주주의 특별결의가 없다면, 이 거래의 공정성에 대해서 회사가 입증책임을 부담한다고 판시했다.

한국이 아니라 미국에서라면 부산가스가 주주 대표 소송의 대상이 된다는 의미다. 그 경우 회사가 패소하면 여기에 찬성한 이사는 징벌적 손해배상의 책임을 진다.

다만 우리 대법원은 이사는 회사에 대해서만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의무를 다할 책임이 있다고 판시할 뿐, 주주에 대해서는 그 같은 책임을 지우지 않고 있다. 또한 상법은 주식 교환 시 회사 가치를 따지지 않고 주식 시장에서 시가에 따라 교환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부산가스 주주들이 대표 소송을 제기해도 승소할 가능성이 낮다는 의미다.

회사 측은 “외부 환경 변화에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효율적인 경영체계를 갖추고, 더욱 빠르고 유연한 경영 판단을 통해 기업경영의 효율성을 높이고자 한다”면서 “주식 교환은 궁극적으로 양사 영업 및 재무에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소액 주주 권익 지키려면 제도 어떻게 바뀌어야 하나?


한 상법 전문가는 “이러한 모자회사 간 자본거래 상 불공정으로 인한 주주권리훼손을 차단하려면 우선 모자회사의 이사회가 각각 지배주주로부터 독립되어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그는 “이러한 자본거래를 위해서 일반주주만의 별도의 특별결의가 있어야 한다”면서 “일반주주의 권리훼손을 보상하기 위해서 미리 총주주환원율을 50% 이상으로 보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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