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이병태 교수 “ESG에 속지마라”

강연하는 이병태 교수

 

환경(Environment),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를 뜻하는 ESG가 기업 경영의 절대적인 요소가 된듯한 분위기다. 다만 여기에 부정적인 시선도 있다.

이병태 카이스트 경영대학 교수는 이달 프란치스코교육회관에서 열린 ‘ESG 바로 알기’ 시장경제포럼’에서 “ESG 보고서를 작성해 주고 용역 비용을 받는 컨설팅 회사들의 밥벌이 용도가 됐다”고 비판했다.

이 교수는 “엔론은 미국 역사상 가장 큰 회계 부정 중에 하나를 저질러서 회사가 망한 사례”라면서 “엔론도 당시에 유행하던 기업의 사회 책임(CSR) 보고서를 매년 제출했다”라고 말했다.

엔론은 2000년 보고서에서 “윤리적 경영과 책임 있는 태도로 회사를 운영할 것에 매진하고 있다. 우리의 모든 이해당사자들을 위해 가치를 창출하고 있다”면서 환경의 지속가능성, 직원들의 복지, 지역사회에 기여를 강조했다.

이 교수는 “2001년 보고서에서도 엔론은 CSR의 가치를 강조하면서, 환경 영향을 최소화하고, 직원의 안전을 향상시키고, 지역사회개발을 지원한다고 주장했다”고 했다.

2002년 엔론은 파산 수개월 전에 발표한 CSR 보고서에서 “사회 책임경영의 리더이며 회사와 지구의 지속 가능한 미래를 창조하기 위해 매진하고 있다”고 선언했다.

이 교수는 “ESG 보고서가 무슨 정보를 주고 있다고 생각하는가”라면서 “사기꾼들이 내가 사기 친다고 선언하고 치는 경우를 본 적이 있는가”라고 물었다.

강연하는 이병태 교수

 

월드컴 또한 대규모 분식 회계를 저지른 회사다. 이 교수는 “월드컴의 2000년 CSR 보고서는 엔론과 토씨 하나 틀리지 않은 선언을 한다”면서 “지금 ESG 보고서들도 결론이 다 똑같다”라고 비판했다.

당시 월드컴은 “윤리적이고 책임 있는 자세로 운영하고 있고 이해관계자 모두의 가치를 창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2002년 파산했고, 현재는 버라이존이 인수했다.

이 교수는 “우리나라에서 최대 회계 부정을 저질렀던 대우조선해양의 당시 CSR 보고서 어디에 회계 부정 중이라고 쓴 적이 있는가”라고도 했다.

강연하는 이병태 교수

댓글 남기기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