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SM과 이해관계자 자본주의

SM엔터테인먼트 경영진이 하이브의 이수만 PD 지분 인수를 ‘적대적 M&A’라고 규정하고 나섰다. 보통 적대적 M&A란 해당 기업을 매각한다는 합의 없이 주식을 사들이는 방식을 말한다.

그러나 하이브는 SM 최대주주 이수만 PD(18.46% 지분 보유)가 가진 지분 대부분을 인수하는 합의를 했다. 그러니 적대적 M&A라는 표현은 원칙적으로는 맞지 않다.

그러나 기업 임직원들과 주 고객이 반대하는 M&A는 대주주의 의사에 의해 합리화될 수 있을까. SM은 주주평등의 원칙과 이해관계자 자본주의라는 기업 지배구조의 두 이념에 관한 의문을 던지게 만든다.

SM은 그동안 현금 배당을 거의 하지 않았다. 대신 이수만 PD의 라이크기획과 같은 개인 회사에 ‘일감 몰아주기’를 하는 방식으로 대주주가 편법 또는 불법적으로 이익 일부를 가져갈 수 있도록 해왔다.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과 같은 행동주의 투자자들이 SM에 문제 제기를 하고 나선 배경이다. 대주주와 소액 주주는 가진 주식 수만큼 권리를 누린다는 점에서는 평등하다. 그것이 주주 평등의 원칙이다.

이 PD를 제외한 72% 지분을 보유한 주주들은 18% 지분을 가진 이 PD보다 4배 많은 주주 환원을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SM은 이 PD와 관계를 청산한 후에는 하이브가 또는 그 누가 대주주가 되든 이 원칙을 지키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

한 가지 더 SM의 M&A를 둘러싼 논란은 주주가 아닌 임직원, 고객 더 나아가 사회 전체를 포함한 이해관계자들을 고려해야 한다는 이해관계자 자본주의라는 논의의 장을 만들 수 있다.

이 PD를 제외한 SM 경영진이 보유한 회사 주식은 1% 지분도 되지 않는다. 그렇다고 해서 이들의 발언권이 1%도 못 미친다고 볼 수는 없다. 게다가 SM은 문화 콘텐츠라는 보이지 않고 형체도 없는 자본을 가진 회사다.

임직원들의 창조적인 아이디어와 그것에 열광하는 팬들이 없이는 SM도 존재할 수 없다. SM을 둘러싼 논란이 이 문제들에 현명한 답을 제시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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