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형사 재판을 받게 되면 법률 전문가인 검사와 맞서 싸워야 한다. 법대 위에서 이를 내려다보는 판사도 심판 역할을 할 뿐 피고인을 돕지 않는다.
그래서 변호사가 필요하고, 구할 능력이 없다면 국가가 대신 선임해 준다. 이것이 국선 변호인 제도다.
그러나 변호사들 입장에서는 국선 사건은 다른 일에 비해 받는 돈이 적다. 그래서인지 국선 변호인은 제대로 일을 하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그래서 도입된 제도가 국선 전담 변호사다.
다른 사건은 맡지 못하고 국선 사건만 계속 배정받아 일하는 변호사다. 과거에 비해 법률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선발되기 어려운 자리가 됐다.
사무 공간도 제공하고, 연봉도 억대에 달해 웬만한 중견 로펌 수준이다. 게다가 공익 활동 경력으로 인정돼, 판사 임용에도 유리하다.
그러나 여전히 국선 변호인에 대한 만족도는 높지 않은 상황이다. 재판 당일에서야 처음 피고인을 만나는 일도 흔하다.
국선 변호를 받는 피고인들은 대부분 유죄 판결을 받는 ‘죄인’이다. 그러다 보니 변호사에게 불만이 있어도 이를 드러낼 수도 없다. 판사에게 밉보일까 두렵기 때문이다.
그래서 국선 변호인을 사임시키고 스스로 재판을 받거나, 재판부에 변호인 교체를 요구하기도 어렵다. 그저 변호사가 잘 해주기를 바라는 수밖에 없다.
비록 재판이 끝난 뒤에라도 국선 변호인이 제대로 일을 했는지를 평가하는 제도가 필요하다. 불성실한 태도가 계속해서 문제가되는 이들에게는 경고가 필요하다.
또한 이를 국선 전담 변호사의 재임용에 반영하고, 이 평가에 따라 성과급을 나눠 지급하는 방안도 고려해 봐야 한다.
국가가 제공하는 서비스도 민간과 마찬가지로 이용자에게 도움이 돼야 한다. “피고인이 법률가를 평가하는 관행은 없다”는 제 식구 감싸 안기로는 국선 변호의 질 개선을 기대하기 어렵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