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IT 사업의 두 공룡인 네이버·카카오가 어려운 시장 상황에도 자회사 상장 계획을 놓지 않고 있다.
네이버는 라인의 자회사 라인게임즈가 국내에서 상장을 추진한다. 네이버→A홀딩스→Z홀딩스→라인→라인게임즈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다. 이중 네이버는 코스피에, 라인은 뉴욕거래소(NYSE)와 도쿄증권거래소 1부에 상장된 회사다.
이들 기업의 주가에는 비상장 회사인 라인게임즈 기업 가치가 이미 반영됐다는 의미다. 라인게임즈가 상장해서 라인과 네이버 주주들에게 좋을 이유가 없다는 의미다.
그래도 모회사 입장에서 상장은 해야 한다. 2018년 사모펀드 운용사 앵커에쿼티파트너스가 투자한 금액이 있기 때문이다. 결국 새로 기업에 자금을 조달한다는 의미보다는 이미 들어온 투자자가 빠져나가기 위한 출구라는 의미가 더 크다.
카카오게임즈 자회사 라이온하트스튜디오도 지난 10월 상장 계획을 철회했지만, 완전히 포기하지는 않았다. 기회를 보면서 내년을 노린다.
그러나 이제 투자자들도 그렇게 만만한 존재가 아니다. 일부만을 위한 상장이 그룹 전체에도 우리 시장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점을 경험으로 충분히 배웠다.
진단키트 업체 SD바이오센서의 모회사 바이오노트가 상장을 추진하고 있지만 기관 투자가들이 냉담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상장 후 개인 투자자들이 몰려 주가를 올릴 가망이 보이지 않으면, 기관들은 지갑을 열지 않는다.
소비자 여론이나 정부 규제는 이 같은 줄줄이 사탕과 같은 중복 상장 관행을 막기 어렵다. 결국 투자자들이 기업의 그럴싸한 홍보 문구에 속지 않아야 한다. 그래야 시장이 시장답게 돌아갈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