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나는 대우조선의 사외이사였다

이 책을 쓴 신광식 박사는 지인의 추천으로 대우조선해양 사외이사로 일하게 된다. 상장사는 사외이사를 의무적으로 둬야 한다.

다만 사외이사는 말 그대로 외부인이다. 회사에 늘 출근하지도 않으며, 이사회가 열릴 때만 참석한다. 연봉 수천만원을 받으면서 ‘하는 일이 없다’는 생각을 갖기 쉽다.

그래서 많은 정관계 인사들이 은퇴 후 ‘쉬어가는 자리’쯤으로 여기기 쉽다. 그러나 저자처럼 2200억원을 배상하라는 소송에 걸린다면 눈앞이 캄캄해질 것이다.

이 책은 저자가 수년간 법정 투쟁을 통해 모은 자료와 함께 당시 대우조선과 산업은행의 지배 구조를 신랄하게 비판한다.

또한 불법행위의 책임을 누구도 지지 않는 현행 제도의 문제점을 지적한다. 결국 이 사건에서도 사외이사들은 대법원에 의해 책임을 면제받았다.

[사진=픽사베이]

이사회 회의 내용을 녹취하고 이를 의사록에 기재해둔 것이 이들을 살렸다. 이것이 ‘상당한 주의’를 다했는지를 판단하는 근거가 됐다.

대우조선은 왜 분식회계를 했을까. 우선 분식을 하기 너무 쉬운 구조였다. 공사 진행률에 따라 수익과 손실을 반영하다 보니 입맛대로 조정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대부분 분식이 여기서 일어났다.

산업은행은 조선업에 대해 알지 못한다. 그럼에도 대우조선의 대주주가 됐다. 이들은 경영진을 평가하겠다면서 무리한 목표를 제시했다.

저자 역시 “산업은행이 대우조선의 부실한 내부통제 문제를 알고도 방치한 것도 분식회계의 한 원인이 됐다”면서 “분식회계에 노출되기 쉬운 업종에서, 짧은 임기의 경영자에게 1년 단위로 순이익·영업이익률 등의 목표를 절대 수치로 부여했다”라고 비판했다.

이를 채우고자 회계조작을 해도 산업은행이 알 방법도 없었다. 이 밖에도 산업은행 퇴직자들이 대우조선에 재취업하거나, 대우조선 사장 연임을 위해 정치권에 뇌물을 주는 일까지 벌어졌다.

결국 산업은행도 최종적으로 책임을 지지 않는다. 산업은행은 정부라는 든든한 대주주가 있다. 대우조선에 수조원 혈세가 들어가도 질책하지 않는 관대한 주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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