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신뢰도, 혁신도 잃어버린 카카오뱅크

이병수 카카오뱅크 개인사업자스튜디오 팀장이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개인사업자 뱅킹 프레스톡에서 개인사업자 뱅킹 서비스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최명호 기자]

“카카오뱅크는 이번 카카오 데이터 센터 사고와 무관합니다. 저희는 데이터를 3중으로 관리하고 있습니다. 개인 정보 유출이 카카오뱅크를 통해 직접적으로 일어난 일은 없습니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들은 27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쏟아지는 날카로운 질문에 대응하느라 난감한 모습이었다. 카카오라는 브랜드가 신뢰를 잃었음을 보여주는 한 장면이었다.

그렇다면 카카오뱅크에는 신뢰 대신 ‘혁신’이 남았을까. 업계 1위 토스뱅크가 무보증과 무담보라는 키워드를 앞세워 개인 사업자 대출에 뛰어든 때는 올해 2월이다.

케이뱅크는 지난 5월 개인사업자 보증서담보대출을, 지난 9월에는 개인사업자 신용대출을 출시한 바 있다. 

카카오뱅크는 이날 간담회에서 최대 1억원 한도의 개인사업자대출과 개인사업자통장, 개인사업자카드 등 개인사업자뱅킹을 선보인다고 밝혔다. 카카오 금융은 마이데이터 사업도, 주식 거래도 ‘뒷북’을 치면서 혁신이라는 말이 민망해졌다.

이날 질의응답 시간에 한 기자는 “노량진 시장 상인들이 하나은행만 이용하는 이유를 아느냐”고 물었다. 아직까지 소상공인들에게는 직접 인사를 다니며 영업을 뛰고, 편의를 봐주는 가까운 은행이 든든하다.

조작도 어려운 스마트폰 앱을 이용해서 복잡한 은행 업무를 처리하는 것이 어려운 이들이 많다는 의미다. 카카오뱅크는 빅데이터를 이용한 고객 분석을 이야기하고 있지만, 정작 고객들이 카카오뱅크 앱을 잘 이용할 수 있는지는 생각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이용자가 아무리 늘고, 여러 기능을 담아도 앱이 느려지는 일이 없다”고 자랑스럽게 말하는 카카오뱅크 측 답변에서 그 점을 느꼈다. 고객에게 가장 직관적으로 업무 처리를 안내할 수 있는 은행원 역할을 앱이 할 수 있는지에 대한 고민은 담겨있지 않은 것처럼 보였다.

과거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 시가 총액이 굴지 금융그룹을 뛰어넘었던 이유가 있다. 국내 IT업계 ‘혁신의 상징’이었던 카카오의 금융 사업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기업 가치다.

무섭도록 추락하는 주가는 카카오뱅크가 잃은 신뢰와 혁신의 가치를 보여준다. 모든 일이 그렇지만 쌓아 올리기는 쉽고, 무너지기는 쉽다. 카카오뱅크가 다시 일어서는 과정을 통해 그 가치를 깨닫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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