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정거래법 규제를 받는 대기업 집단 총수(동일인)의 친족 범위가 ‘6촌 이내 혈족, 4촌 이내 인척’에서 ‘4촌 이내 혈족, 3촌 이내 인척’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총수 친족이 소유한 회사는 해당 대기업 집단과 거래에서 ‘일감 몰아주기’를 하지 못하도록 규제를 받는다. 또한 친족들은 공정위에 보유 주식 현황도 제출해야 한다.
개정안이 시행되면 현재 총수가 있는 60대 대기업집단의 친족 수는 8938명(2021년 5월 기준)에서 4515명으로 49.5% 감소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0일까지 위와 같은 시행령 개정안에 입법 예고와 함께 각계 의견을 수합했다. 재계는 친족 범위를 더욱 축소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전경련 “호적상 배우자와 직계 가족만 적용해야”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친족 범위를 배우자와 직계가족으로 축소해야 한다는 의견을 공정위에 전달했다. 또한 혈족 5~6촌 및 인척 4촌을 예외적으로 규제대상에 포함하는 조항의 삭제도 건의했다.
친생자가 있는 사실혼 배우자도 제외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전경련은 “사실혼을 의무적으로 공개하는 것이 헌법 제17조에서 보장하고 있는 사생활 보호의 원칙을 위배할 소지가 있다”고 주장했다.
개정안이 시행되면 사실혼 배우자와 사이에 자녀가 있는 우오현 SM 회장과 최태원 SK 회장이 규정 적용을 받게 된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예외 없이 일괄 4촌 이내 혈족, 3촌 이내 인척으로 적용 대상을 정하자고 주장했다. 경총은 “해외 주요국 경쟁법에는 한국 같은 친족 기반의 대기업집단 규제가 아예 없고, 회사법 등에도 대부분 2촌 이내 혈족·인척 수준에 그친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일감 몰아주기 사각지대 생긴다”
시민사회단체는 친족 범위 축소에 반대하고 있다.
경제개혁연대는 공정위에 “친족 범위의 조정으로 기존 대기업집단의 계열사로 존재하던 일부 회사들이 곧바로 계열제외되며(하이트진로그룹 소속의 대우컴바인), 대기업집단 규율의 핵심인 특수관계인에 대한 부당한 이익제공금지 규정의 적용을 받던 일부 회사 및 그 자회사가 규제대상에서 제외되는 사각지대가 형성된다”는 의견을 전달했다.
경제개혁연대는 “동일인 관련자가 기타 친족이 지배하는 회사의 지분을 1% 이상 보유하거나, 기타 친족이 동일인측 회사의 임원으로 선임되어 있는 경우에는 동일인이 기타 친족이 지배하는 회사에 영향력을 행사하거나 기타 친족이 동일인이 지배하는 회사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면서 친족 범위 확대를 주장했다.
그러면서 “사익편취규제 대상회사를 정하는데 있어서는 현재의 기준을 그대로 적용하거나, 시행령 개정 이후 기업집단으로부터 제외되는 독립경영친족 및 그 관련자(혈족 6촌⋅인척 4촌 이내)를 친족의 범위에 포함시키는 이원화된 기준을 사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친척 이용해 규제 벗어날 수 있어”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지난달 논평에서 “공정위는 동일인 친족범위 조정을 즉각 중단하고 현행을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실련은 “재벌 총수일가들은 혈족 6촌과 인척 4촌과도 잘 알고 지내는 경우가 많다”면서 “총수일가 지분을 떨어뜨려 사익편취 규제에서 벗어나기 위해 이들을 활용하기도 한다”고 지적했다.
경실련은 “SK의 경우 사익편취 규제를 회피하기 위해 최태원 회장이 2018년 SK(주)의 지분 일부를 분리 친족에게 준 사례도 있다”며 “LG그룹 역시 사익편취 규제를 회피하기 위해 친족을 활용하기도 했다”고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