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 정부에서 일할 공정거래위원장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이 선임을 앞두고 있다. 서울대 법과대학 교수 출신 한기정 공정위원장 후보자는 다음달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있다.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은 김태현 예금보험공사 사장과 김용하 순천향대 IT금융경영학과 교수가 최종 후보 3명에 들었다고 알려졌다.
기업 지배구조 개선은 우리 경제의 과제다. 그 중 공정위와 국민연금은 가장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두 기관이다. 하지만 그 수장들이 될 후보들의 면면을 보면 그럴 의지가 있는지 의문이다.
오히려 기업을 위한 정책을 펴지 않을지 걱정이다. 국민연금재정추계위원장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장을 지낸 김용하 교수는 국민연금의 적극적인 주주 활동에 부정적인 입장을 내왔다.
그는 과거 신문 기고에서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 코드 적용 여부는 원칙적으로 기업의 경영 성과에 기초해 평가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영 실적이 양호한 기업에 대해서는 국민연금이 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논리다.
그런 김 교수가 이사장이 된다면 국민연금이 주주로서 적극적인 목소리를 내는 일은 더욱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김 교수는 “국민연금이 판단해야 할 것은 투자 대상 기업의 경영 성과이고, 투자 수익률이 좋으면 기업 경영에 대한 적극적인 개입은 자제해야 마땅하다”고 썼다.
그러나 한국 기업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는 동안에도 해외 기업에 비해 주가가 낮았던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후진적인 지배구조에 문제가 있다.
기업이 대주주와 소액 주주를 차별하면서, 오로지 오너 일가에게 이익이 되는 결정을 내리는 일도 당연하게 벌어진다. 알짜 회사를 별도 기업으로 만들어 따로 상장해버리고, 기존 회사는 빈 껍데기가 되는 일도 흔하다.
이런 기업들에게 목소리를 낼 수 있는 힘 있는 주주가 바로 국민연금이다. 국민연금은 948조원이 넘는 기금을 운용하는 세계적인 큰손이다. 국민연금이 5~10% 이상 지분을 가진 투자자로서 목소리를 내는 것은 우리 기업 지배구조 선진화를 앞당길 수 있는 수단이다.

공정위원장 후보자도 믿음이 가지 않는다. 앞서 사퇴한 송옥렬 서울대 교수와 마찬가지로 크게 보면 상법학 교수기는 해도 한기정 후보자는 그 중에서도 ‘보험법’ 전공이다.
기본적으로 기업 지배구조 문제를 들여보기에는 전문성이 부족한 셈이다. 그는 내정 이후 기자들과 만나 “시장경제가 효율성과 공정성이 담보될 수 있도록 제도를 설계하고 불필요한 규제에 대해서는 과감하게 혁신을 통해 없애야 한다”고 말했다.
그런 그가 취임하기도 전에 공정위는 상호출자제한 대상인 대기업이 내부거래 공시를 해야하는 거래금액 기준을 현재 50억원에서 최대 2배까지 상향 조정해 기업 부담을 덜어주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불필요한 규제는 말 그대로 불필요하므로 없애는 것이 맞다. 그러나 기업 입장에서 꼭 필요한 규제가 어디 있겠는가. 애초에 공정위란 시장에만 맡겨둘 수 없는 문제를 해결하고자 생겨난 기관이다.
특히 우리나라는 대기업에 부가 집중된 구조면서, 그 대기업은 오너 일가를 위해 존재하는 것처럼 경영을 한다. 오너 일가는 편법으로 돈을 벌어들일 수 있는 수단이 너무나도 많다.
가장 대표적인 방법이 내부거래다. 오너 가족 회사에 일감을 몰아주는 방식으로 엄청난 현금을 벌어들인다. 이렇게 벌어들인 현금으로 계열사 주식을 사들이고, 기존 계열사와 오너 회사를 합병해 지배력을 높인다.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기겠다는 사고 방식을 가진 공정위원장이라면, 공정위 활동도 위축될 수 밖에 없다. 그 결과로 벌어질 댓가는 우리 경제가 치뤄야 할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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