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인프라솔루션, 2년 만에 다시 ‘한솥밥’

HD현대그룹 계열사 현대삼호중공업이 물적분할했던 자회사 현대인프라솔루션을 다시 합병한다. 현대삼호중공업 상장 계획이 미뤄진 상황에서 지배구조와 기업 가치 관련 불확실성을 해소하려는 뜻으로 보인다.
현대삼호중공업은 28일 이사회를 열고 현대인프라솔루션을 흡수합병하기로 했다. 100% 지분을 가진 현대인프라솔루션 법인이 사라지는 방식이다.
회사는 이번 합병의 목적을 경영효율 제고와 사업경쟁력 강화라고 설명했다.
현대삼호중공업 관계자는 “지난해 5월 독립 경영을 통한 사업 전문화를 위해 현대인프라솔루션을 사업분할했지만, 대외 경영 환경의 변화로 재합병을 추진하게 됐다”며 “각종 공사의 관리 효율 제고와 설비 재배치에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2020년 12월 현대삼호중공업은 산업설비 사업 부문을 물적분할해 현대인프라솔루션을 분사했다. 배를 만드는 현대삼호중공업과 항만 갠트리 크레인, 컨테이너 크레인 등을 제작하거나 갑문설비 공사를 하는 자회사가 분리된 셈이다.
해당 사업부는 2015년 국내 최대급 1만톤급 해상크레인을 만들기도 했다. 2016년과 2018년에는 파나마 제2운하 갑문 공사와 세월호 직립 공사를 맡았다.
2020년 이후에는 싱가포르와 부산 신항에 설치할 항만용크레인을 대거 수주했다.
당시 현대삼호중공업은 “분할대상 사업부문이 독립적으로 고유사업에 전념해 사업경쟁력을 강화하려고 한다”며 “전문화된 사업영역에 역량을 집중함으로써 지속성장을 위한 전문성과 고도화를 추구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작년 5월 분사가 이뤄졌고, 올해 초 현대삼호중공업은 상장 계획을 밝힌다. 2023년 초를 상장 시기로 정해놓고 알짜 사업을 떼낸 결정을 한 것이다.
그러나 현대삼호중공업은 상장 예정 시기를 2024년으로 미뤘다. 우선 주가 지수가 크게 하락해 상장에 적절한 시기가 아니라는 판단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신규 상장 기업 주가는 이미 상장한 조선회사 주가에 따라 결정된다”면서 “관련 업종 주가가 크게 내려 원하는 기업 가치를 인정받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현대삼호중공업은 2017년 국내 대표 사모펀드 운용사인 IMM프라이빗에쿼티 투자금 4000억원을 유치했다. IMM PE가 투자금을 회수하려면 상장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물적분할 자회사를 합병한 배경에는 지배구조 관련 불확실성 해소 의지로 보인다. 조금이라도 더 기업가치를 인정받으려는 노력이라는 설명이다.
최근 물적분할 후 재상장 규제 움직임과 이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커졌다. 투자자들은 “현대삼호중공업 내에서 비중이 큰 현대인프라솔루션을 물적분할 후 다른 계열사에 넘기거나 지주회사가 직접 인수하는 조치를 할 수 있다”는 의심을 할 수 있다. 심지어 현대인프라솔루션의 별도 상장도 가능하다.
그 경우 상장 후 현대삼호중공업 주가가 하락할 수 있는 불안 요인이 된다. 실제로 올해 초 한국조선해양 자회사였던 현대엔진이 현대중공업에 매각됐다. 대주주 입장에서는 한 주머니에서 다른 주머니로 옮기는 정도 차이지만, 상장사 주주 입장에서는 중요한 문제다. 이번 합병은 이 같은 지배구조 변화가 또 다시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를 회사 측이 인식한 결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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