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법무팀장’된 변호사 사외이사?…결격 사유 추가해야

[이미지=픽사베이]

사업을 하다 보면 이런저런 민형사 소송에 휘말리는 일이 흔하다. 그러다 보면 단골 변호사 한두 명쯤은 알게 되기 마련이다.

최근 변호사 업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사외이사 선임도 새로운 먹거리가 되고 있다. 여성 사외이사 선임이 의무화되고 사외이사 비율을 늘리는 제도적 변화와 맞물린 현상이다.

하지만 이사회는 기본적으로 경영진과 회사를 관리 감독하는 역할을 한다. 특히 사외이사는 회사와 이해관계가 분리된 독립적인 위치가 요구된다. 말 그대로 ‘회사 밖’에 있어야 한다.

현행 상법이 대주주 친인척이나 전현직 임직원의 사외이사 임명을 제한하는 이유다. 퇴사 후에도 2년이 지나기 전에는 관련 계열사 사외이사가 될 수 없다.

변호사는 실질적으로 위임과 수임 계약을 통해 기업과 고용 계약에 준하는 관계를 맺는다.

그렇지만 해당 기업 사외이사 임명에 아무런 제한을 받지 않는다. 회사 소속이 아닌 법률사무소나 법무법인 소속이라서다.

올해 대우건설은 법무법인 광장 출신 2명을 사외이사로 임명했다. 광장은 중흥그룹이 대우건설을 인수할 때 자문을 맡았던 로펌이다.

중흥그룹에서 앞으로 일감을 수임할 가능성이 있는 이들 입장에서 대우건설 경영에 날카로운 시선으로 감독할 수 있을까. 또한 ‘갑’의 위치에 있는 대주주 결정에 반대하는 의견을 내기가 다른 이사들과 비교해도 더욱 쉽지 않음은 분명하다.

별도 법무팀 조직이 없는 중소기업은 변호사인 사외이사가 실질적으로 회사 법무팀장 역할을 하는 경우도 많다. 물론 변호사로서 준법 경영 자문도 이사가 해야 할 역할임은 맞다.

그러나 내부 임직원과 같은 위치에서 실질적으로 회사 일을 하는 사외이사는 독립적인 위치에서 감독한다는 본래 취지에 맞지 않는다. 대주주와 소액 주주 사이에서는 대주주 편에 서기 쉬운 상황에 처한다.

심지어 경영진의 개인적인 소송을 대리하고 법률 자문을 하면서 사외이사로 이름을 올려 그 연봉으로 실질적인 수임료를 받는 일도 있다. 상장사 사외이사 연봉이 연간 수천만원에 달하기에 가능한 일이다.

그러면 회삿돈으로 개인 변호사를 선임한 셈이므로 배임죄 성립이 가능하지만 별도 계약서를 갖춰두면, 이를 밝혀내는 일도 쉽지 않다.

사외이사가 회사 소송 또는 자문 역할을 하는데 제한을 두고, 또한 그 같은 역할을 했던 변호사가 이사로 임명되는데도 제한을 해야한다. 관련 법 개정이 필요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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