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근마켓은 중고 물품 거래를 가리켜 ‘당근하다’라는 신조어를 만들었다. 최근 당근마켓은 김용현·김재현 공동대표가 보유한 약 0.5% 지분을 전 임직원에게 나눠주기로 했다. 기업 가치 3조원을 기준으로 150억원 규모다.
입사 시기를 고려해 인턴사원과 해외 법인 직원들까지 포함해 차등 지급하기로 했다. 지난 3월 패션업체 무신사가 조만호 의장의 1000억원 규모 지분을 전 임직원에게 나눠주겠다고 했다.
게임사 크래프톤도 장병규 의장이 보유한 주식을 전 직원에게 부여하고, 임직원이 기간 및 성과 요건을 달성할 경우 회사가 보유 중인 자사주를 지급하기로 했다.
이는 “성공의 과실은 모든 구성원과 나눠야 한다”는 달라진 국내 기업 문화를 반영하고 있다. 특히 개발자 몸값이 오른 요새, 인재를 소중하게 여기는 IT업계 분위기를 반영하기도 한다.
독일과 프랑스에서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전후 복구 과정에서 직원이 자기 회사의 주식을 받는 종업원지주제도가 확산됐다. 직원이 단순한 근로계약 당사자가 아닌 회사의 주인으로 참여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이 됐다.
우리나라도 주식 시장 상장 과정에서 우리사주를 배정하고,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을 과거에 비해 활발하게 활용하고 있다. 그러나 카카오페이 대표와 임원들이 상장 직후 수백억원 규모 스톡옵션을 매각한 사례처럼, 일확천금의 대박을 노리는 한탕주의만 자극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기도 하다.
임직원들이 입사와 동시에 주주로 참여해 회사의 장기적인 발전과 함께 주가 상승이라는 선순환을 만들 수 있는 구조가 필요하다. 회사는 구성원에 대한 의무를 다하기 위해서라도 자사주 매입·소각, 배당 확대 같은 주주 환원 정책을 펴게 될 것이다.
그러면 기업의 성장이 자본시장에 투명하게 반영되는 지배 구조의 확립에 기여할 수 있다. 기업이 주주의 신뢰와 직원들의 헌신을 배신하고 대주주만을 위한 사익 편취를 하는 것을 막는 수많은 보는 눈이 생기는 것도 물론이다.
무신사·당근마켓·크래프톤의 사례가 우리 기업 문화와 지배 구조를 한 단계 발전시키는 받침돌이 되기를 기대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