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명희 고문, 주식 매도로 346억 확보…본인 부담 상속세만 900억원 규모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어머니인 이명희(73) 정석기업 고문이 보유한 한진칼 지분을 일부 팔았다.
17일 공시된 주식 등의 대량 보유상황 보고서에 따르면 이 고문은 한진칼 65만주(0.97%)를 시간 외 매매 방식으로 지난해 10월 26일 매도했다. 주당 5만 3289원에 넘겨 346억 3785만원을 확보한 것이다.
이 고문 지분은 3.71%로 줄었다. 그러면서 한진칼 최대주주 조원태 회장(5.74%) 등 특수 관계인 지분도 29.23%로 줄었다. 매매 상대방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조 회장 등 특수관계인이 아닌 기관 투자가 등으로 추정된다.
매매 당일 주가가 5만 7700원이었음에도 불구하고 7% 이상 할인한 가격에 매각한 것이다. 이후 한진칼 주가는 해외여행 재개 기대감에 급등해 지난해 12월에는 장중 6만 6400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이 고문이 보유한 지분은 고 조양호 전 한진그룹 회장이 2019년 별세하면서 한진칼의 5.27% 지분을 상속한 것이다. 당시 조원태 회장과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조현민 한진 사장 등도 각각 4.14% 지분씩을 확보했다.

조양호 회장 별세로 상속세 2700억원 발생…조씨 일가 현금 마련 안간힘
조 전 회장 사망으로 발생한 상속세만 2700억원 규모에 달한다. 이들은 460억원을 2019년 납부하고 나머지는 5년간 나눠서 내는 연부연납을 신청했다.
이번 이 고문의 한진칼 지분 매도도 연부연납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 고문이 부담한 상속세만 약 900억원에 자녀들은 각각 약 600억원 규모 상속세를 내야 한다.
조 회장 일가의 지분에는 종로세무서와 금융기관 등의 담보계약이 걸려있다. 상속세 납부를 위한 자금을 제대로 마련하지 못할 경우 주식을 강제로 매각하게 될 수 있다.
조원태 회장은 2020년 보유 주식을 담보로 400억원 규모 은행 대출을 통해 상속세 일부를 납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같은 해부터 주요 계열사에서 받는 회장 연봉을 올렸다. 이 역시 상속세 재원 마련 용도라는 설명이다.
조 회장은 2020년 한진칼에서 13억 6600만원을 급여로 받았다. 2019년(5억 1500만원)보다 2배 이상 늘었다. 대한항공에서는 같은 해 17억 3200만원을 받았다.
자산 매각도 이뤄졌다. 지난 2019년에는 조양호 전 회장의 (주)한진 지분 6.87%를 GS홈쇼핑에 250억원에 매각하기도 했다.
조 회장 일가는 지난해는 부동산 관리 자회사 정석기업 지분을 팔았다. 당시 매도로 이 고문은 270억 9900만원, 조현민 사장은 180억 6700만원, 조원태 회장은 29억 8400만원을 현금으로 확보했다.
이 고문은 박정희 정부 시절 이재철 교통부 차관의 딸이다. 경기여자고등학교,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회화과를 졸업했고, 한진그룹 계열 일우재단 이사장과 한국식물화가협회 부회장을 지냈다.
이 고문의 차녀 조현민 한진 부사장은 지난 12일 정기 인사에서 사장으로 승진했다. 지난 2020년 12월 한진칼 전무에서 미래성장전략 및 마케팅 총괄 부사장으로 자리를 옮긴 지 1년 만이다.
조 사장은 전무 시절이던 지난 2018년 3월 한 광고업체에서 물컵을 던진 ‘갑질’로 물의를 일으켜 사퇴했다. 아버지 조 전 회장이 별세한 뒤인 2019년 6월 전무로 복귀했다. 2020년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