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찬 “상법 개정은 시작일 뿐…이제는 ‘주주 권한 이양’의 로드맵이 필요하다”

사전견제·사후책임·주주행동 3축 개혁 없으면 총수 중심 구조 지속

김우찬, 거버넌스 개혁 ‘숲의 관점’ 제시

“한국 기업지배구조, 여전히 주주 중심 아닌 경영자 중심”

장기 마스터플랜 부재가 최대 문제…5년 단위 국가 로드맵 촉구

김우찬 교수가 강연하고 있다 [사진=안수호]

김우찬 경제개혁연대 소장이 상법 개정 이후 기업지배구조 개혁 과제를 총정리하며 “이제는 개별 제도 개선이 아니라 주주 권한을 실질적으로 복원하는 종합 로드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한국 기업 거버넌스를 “주주 중심이 아닌 총수·경영자 중심 구조”로 규정하며, 제도적 공백이 그 배경이라고 진단했다.

4일 국회의원회관에서 2026 한겨레 기업지배구조 국제포럼이 열렸다.

이날 김 소장은 한국 기업지배구조의 핵심 문제를 ‘주주 부재의 공간’으로 설명했다. 경영진과 총수의 이해가 회사·주주와 충돌할 때 이를 견제할 장치가 사실상 작동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는 이를 세 가지 공백으로 구조화했다.
첫째는 사전적 견제 장치 부재다. 이해상충 거래에 대해 대주주 의결권이 제한된 상태에서 소수주주 동의를 받는 구조가 없고, 감사·감사위원회 역시 총수가 선임한 이사를 감독해야 하는 ‘자기감독’ 상황에 놓여 있다는 지적이다. 임원 보수 결정 역시 주주 통제가 거의 작동하지 않는 대표적 자기거래로 꼽았다.
둘째, 사후적 책임 추궁 수단의 약화도 문제다. 주주대표소송 지분요건이 대형사에 사실상 불가능한 수준이며, 다중대표소송도 현실적으로 작동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사의 충실의무가 주주까지 확대됐지만, 책임 조항이 명확하지 않아 실무상 소송 근거가 불분명한 점도 문제로 들었다.
셋째, 주주 행동주의의 구조적 제약이 있다. 임시주총 일정 운영, 공시 시점, 5% 룰, 기관투자자 이해상충, 국민연금 의결권 구조 등으로 인해 주주권이 형식적 권리에 머문다는 설명이다.

그는 국제 비교에서도 한국의 후퇴를 지적했다. 일본과 대만이 지배구조 평가에서 개선 흐름을 보이는 반면, 한국은 재벌 중심 구조로 인해 순위가 하락했다는 것이다. “총수 중심 구조가 유지되는 한 자본시장 리레이팅도 구조적으로 제한된다”고 말했다.

해법으로 그는 개별 제도 보완을 넘어 5년 단위 국가 거버넌스 로드맵을 제안했다. 정권 변화와 무관하게 일관성을 유지하는 ‘마스터플랜’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구체적으로는 △감사위원 전원 분리선출 △임원 보수에 대한 주주 정책 투표 및 사후 보수보고서 표결 △이해상충 거래에 대한 ‘소수주주 과반(MOM)’ 승인제 △의무공개매수제 도입 △주주대표소송 요건 완화 및 금액 기준 병행 △입증책임 전환 또는 증거개시제도 도입 △집단소송 절차 간소화 등을 제시했다.

기관투자자 역할과 관련해서는 국민연금의 책임투자 구조 개편도 주문했다. 의결권을 위탁받은 행동주의 유형 펀드를 육성하고, 스튜어드십 코드 이행 평가와 퇴출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또한 협력적 관여 활동을 활성화하기 위해 5% 룰 공동보유자 규정 개선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 소장은 “결국 핵심은 주주에게 실질적 권한을 돌려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를 “홀더먼트(holder-ment)”, 즉 주주가 권리를 보유하는 것을 넘어 행사하는 구조로의 전환이라고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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