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정기주총, 개정 상법 전 ‘마지막 관문’”…선제 정관개정·이사 선임전략 경계해야

2026년 정기 주주총회가 한국 상장사의 지배구조 지형을 가를 ‘전환점’이 될 것이라는 법조계 진단이 나왔다. 구현주 변호사(법무법인 한누리)는 3일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주최 세미나 발표에서 “이번 정기 주총은 개정 상법상 집중투표 의무화와 감사위원 분리선출 확대가 본격 시행되기 전 사실상 마지막 정기 주총”이라며 “기업들이 제도 시행 이전에 지배구조를 유리하게 설계하려는 선제 전략을 적극 구사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 “9월 이후 제도 환경 급변…이번 주총 결과가 향후 판도 좌우”

개정 상법에 따라 집중투표제 의무화, 감사위원 분리선출 2인 이상 확대, 합산 3%룰 강화, 독립이사 제도 도입 등이 순차 시행된다. 특히 감사위원 선임 시 최대주주 측 의결권을 묶는 합산 3% 제한이 강화되면서, 과거보다 일반주주·기관투자자의 영향력이 커지는 구조다.

구 변호사는 “이 제도들이 안착하면 이사회 구성과 감사기능의 독립성이 구조적으로 달라진다”며 “따라서 2026년 정기 주총은 기업 입장에선 ‘마지막 사전 정비 구간’, 일반 주주에겐 ‘진입 가능성의 시험대’”라고 평가했다.

■ 기업들이 검토할 수 있는 ‘선제 대응 시나리오’

발표에 따르면 기업 측이 시도할 수 있는 전략은 법 테두리 안에 있지만, 설계에 따라 개정 취지를 우회할 소지가 있다.

① 감사위원회 정원 확대
감사위원회를 3인 초과(예: 5인)로 늘려, 분리선출된 감사위원 2인이 과반을 차지하지 못하도록 구조를 설계하는 방식이다.

② 분리선출 감사위원 ‘선결 안건’ 조정
주주가 2인 선임을 전제로 제안해도, 주총에서 “이번에는 1인만 선임”이라는 선결 안건을 먼저 표결에 부칠 가능성.

③ 이사회 정원 축소 및 시차임기제 운영
정관 변경을 통해 이사 정원을 줄이거나 임기를 분산시켜 한 번에 선임되는 이사 수를 줄이면, 집중투표의 실효성이 낮아질 수 있다.

④ 이사 ‘종류별 정원 규정’ 활용
사외이사·기타 이사 정원을 구분해, 득표 순위와 무관하게 특정 유형의 이사만 선임되도록 하는 ‘건너뛰기 선임’ 구조도 가능하다.

⑤ 의결권 분산 구조
합산 3% 규제를 회피하기 위해 TRS·펀드·복지재단·우리사주조합 등을 활용해 지분을 3% 미만 단위로 분산시키는 구조도 점검 대상이다.

■ 자사주 소각 의무화 앞둔 ‘정관 예외’ 시도 증가 전망

3차 상법 개정안으로 논의 중인 자기주식 1년 내 소각 원칙이 도입될 경우, 기업들은 “신기술 도입·재무구조 개선 등 경영상 목적”을 정관에 예외 사유로 넣어 자사주 보유·처분 여지를 확보하려 할 수 있다.

구 변호사는 “이 조항이 지배권 방어 수단으로 활용될 여지가 없는지 주주들이 면밀히 봐야 한다”며 “자사주 활용이 전체 주주가치 제고인지, 특정 지배주주에 유리한 구조인지가 핵심 판단 기준”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대법원 판례 흐름에 따라 이사 보수 한도 안건, 임원 퇴직금 규정 개정 등은 해당 임원이 주주일 경우 ‘특별 이해관계인’으로 의결권이 제한될 가능성이 커졌다. 이는 향후 보수 안건 표 대결 구도를 바꿀 변수로 지목된다.

■ “법 테두리 안이라도, 시장 신뢰와 충실의무 기준에서 판단해야”

구 변호사는 “주주들은 개정 상법 취지에 비춰 안건이 합리적인지 먼저 봐야 한다”며 주요 점검 사항으로 ▲정관 변경으로 이사회 정원 축소가 이뤄지는지 ▲선임 이사 수를 줄이는 선결 안건 존재 여부 ▲감사위원회 정원 확대가 감사 독립성 약화 구조는 아닌지 ▲최근 자사주 처분·출연의 상대방과 목적 ▲임기 중 사임 후 재선임 등 임기 조정 시도 등을 제시했다.

구 변호사는 “기업이 법령 범위 내 전략을 쓰더라도, 그것이 기업가치 제고와 전체 주주에 대한 충실의무에 부합하는지는 별도의 문제”라며 “이번 주총은 개정 상법이 시장에 제대로 안착하는지 가늠하는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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