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법 개정·행동주의 확산·기관 의결권 강화 ‘3중 변화’
올해 주총은 내년 제도 본격화 앞둔 ‘리허설 무대’
정관 개정·감사위원 분리선출·이사보수 의결권 제한 핵심 이슈
전자주총·소수주주 이사회 진입, 기업 거버넌스 체질 시험대
김유석 법무법인 광장 변호사는 29일 대신경제연구소 주최 포럼에서 “이제 주주총회는 사전에 결론이 정해진 형식적 행사가 아니라, 당일 변수 속에서 실제 의사결정이 이뤄지는 ‘실전 이벤트’로 바뀌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상법 개정, 주주행동주의 확산, 기관투자자 의결권 행사 강화라는 구조적 변화가 겹치며 주총 운영 환경이 근본적으로 달라졌다고 설명했다.
김 변호사는 변화의 축을 세 가지로 정리했다. 첫째, 상법 개정에 따른 소수주주 권리 확대다. 집중투표제, 감사위원 분리선출 확대, 의결권 제한 강화 등 제도 변화가 순차적으로 시행되며 주총 의안 구조와 이사회 구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둘째, 개인투자자 증가와 행동주의 상시화다. 그는 “행동주의는 더 이상 특정 기업의 특수 이벤트가 아니라 어느 회사든 발생 가능한 상시 리스크”라고 말했다. 셋째, 스튜어드십 코드 내실화에 따른 기관투자자 및 의결권 자문사의 영향력 확대다. 예기치 못한 반대표와 권고가 주총 결과를 좌우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올해 주총은 내년의 예행연습”
김 변호사는 2026년 정기주총을 “당장 시행 규정과 향후 시행 규정이 교차하는 시점의 시험 무대”로 규정했다. 그는 “올해 주총은 내년 제도 본격화를 대비한 사전 리허설 성격이 강하다”며 실무진이 단순 의안 처리에 그치지 말고 대응 체계를 점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핵심 과제로는 정관 개정을 꼽았다. 사외이사 명칭을 독립이사로 정비하고, 독립이사 비율 상향, 감사위원 선임 시 3% 의결권 제한 확대, 감사위원 분리선출 인원 확대 등이 주요 대상이다. 특히 법무부 유권해석에 따라 분리선출 감사위원은 법 시행 시점 이전까지 선임돼야 하는 사안으로, 정관 개정과 선임 의안을 동시에 준비해야 하는 기업이 적지 않다는 설명이다.
또 대규모 상장사의 집중투표제 의무화, 전자주주총회 도입에 대비한 정관 반영도 시급하다고 짚었다.
“설명·설득 역량이 주총 성패 좌우”
김 변호사는 주총 실무의 중심이 절차 관리에서 ‘설명과 설득’으로 이동했다고 봤다. 그는 “기관, 소액주주, 의결권 자문사 등 이해관계자별로 납득 가능한 논리와 자료를 준비해야 한다”며 “회사의 중장기 비전과 성과, 이른바 ‘파이 늘리기’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사 선임 안건의 경우 독립성과 전문성을 갖춘 후보군을 사전에 확보·검증하는 것이 중요하며, 주주 커뮤니케이션 결과를 반영한 표결 시뮬레이션과 보완 전략도 필수라고 했다.
특히 올해 민감 안건으로 ‘이사 보수 한도 승인’을 지목했다. 최근 대법원 판결로 이사인 주주의 의결권 제한 이슈가 명확해진 만큼, 보수 결정 과정의 독립성과 경영성과 대비 정합성을 근거로 설득 논리를 준비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전자주총과 소수주주 이사회 진입…내년 최대 변수
2027년 주총의 핵심 변수로는 전자주주총회와 소수주주의 이사회 진입 시도를 들었다. 전자주총은 시스템 선정, IT 인프라 구축, 출석 인증과 표결 집계 정확성, 기록 보관 체계 점검, 사전 리허설이 관건이다. 기술 장애 발생 시 주총 효력 문제로 이어질 수 있어 해외 사례처럼 사전 고지와 충분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했다.
소수주주의 이사회 진입 확대에 대해서는 다양한 방어 수단이 논의되고 있으나 법 취지와 위법성 논란이라는 한계도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중장기적으로는 소수주주를 경영 파트너로 인식하고, 경영 비전과 성과로 지지를 확보하는 방식이 현실적 해법일 수 있다”고 말했다.
김 변호사는 “주총 대응은 이제 연중 상시 업무가 됐다”며 “투두 리스트를 점검하고 제도 변화 흐름을 지속적으로 추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