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투자은행 모건스탠리가 국내 상장사 오킨스전자와 쓰리빌리언의 지분을 각각 5% 가량 확보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두 기업 주가가 모두 상승 흐름을 보였다는 점에서, 단순 중장기 투자보다는 공매도를 염두에 둔 ‘트레이딩 포지션’이라는 해석이 힘을 얻고 있다.
9일 모건스탠리는 최근 오킨스전자와 쓰리빌리언의 지분을 각각 5% 이상 취득했다고 공시했다. 공시 의무 발생 후 일부 지분을 매도하면서 지분율은 각각 4.98%와 4.75%로 줄었다. 공시상 목적은 ‘단순 투자’로 분류됐지만, 글로벌 IB의 과거 국내 주식 운용 행태를 감안하면 이를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반도체·유전체…각각 테마주 성격
오킨스전자는 반도체 테스트 및 패키징 공정에 사용되는 정밀 전자부품을 주력으로 하는 기업이다. 시스템반도체와 AI 반도체 수요 확대 기대 속에서 최근 관련 테마주로 분류되며 주가 변동성이 커진 상태다.
쓰리빌리언은 희귀질환 진단을 위한 유전체 분석 솔루션을 제공하는 바이오·헬스케어 기업이다. AI 기반 유전체 해석 기술을 앞세워 글로벌 시장 진출 기대감이 부각되며, 성장주 프리미엄이 주가에 상당 부분 반영돼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공통점은 두 기업 모두 최근 단기간 주가가 빠르게 상승했고, 유통 주식 수가 많지 않아 수급 변화에 민감하다는 점이다.
“지분 확보 → 주가 부양 → 공매도” 시나리오
시장에서는 모건스탠리의 이번 지분 확보를 공매도 전략의 전 단계로 보는 시각이 적지 않다. 국내에서는 공매도를 위해 일정 수준의 주식 차입이나 포지션 확보가 필요한데, 이 과정에서 5% 이상 지분 보유 공시가 발생하는 사례가 과거에도 반복돼 왔다.
실제 모건스탠리는 국내 증시에서 대표적인 공매도 주체로 꼽힌다. 대형주뿐 아니라 변동성이 큰 코스닥 종목을 대상으로 단기 트레이딩과 공매도를 병행해 왔고, 주가 급등 국면에서 공매도 잔고가 빠르게 늘어나는 패턴이 자주 관측됐다.
한 증권사 트레이더는 “외국계 IB가 성장 기대가 과도하게 반영된 종목에 지분을 먼저 쌓은 뒤, 변동성 구간에서 공매도로 수익을 노리는 전략은 낯설지 않다”며 “특히 최근처럼 테마주 성격이 강한 종목일수록 이런 접근이 많다”고 말했다.
개인투자자 경계감 확대
지분 확보 이후 주가가 상승하자 개인투자자들의 경계감도 커지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외국계 매수 효과로 주가가 지지될 수 있지만, 이후 공매도 물량이 본격적으로 출회될 경우 변동성이 급격히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모건스탠리의 실제 공매도 잔고 변화와 대차잔고 추이를 면밀히 지켜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단순한 전략적 투자로 이어질지, 아니면 국내 증시에서 반복돼 온 ‘외국계 IB 공매도 시나리오’가 재현될지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