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주행동주의가 한국증시 우상향의 트리거…일본처럼 구조적 리레이팅 온다”
국내 기업 지배구조 개편이 본격화되면서 주주행동주의가 한국 증시의 밸류업을 견인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키움증권은 3차 상법 개정안이 ▲감사위원 선임 시 3%룰 확대 ▲감사위원 2인 분리선출 의무화 ▲집중투표제 의무화 등 ‘하드 룰’을 통해 오너 중심의 지배구조를 약화시키고, 소액주주의 이사회 진입 가능성을 실질적으로 높였다고 분석했다. 이러한 제도 변화는 스튜어드십 코드 개정과 맞물려 기관투자자의 주주 관여 활동을 촉진하며 주주행동주의 확산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국내 기업의 절반 이상이 PBR 1배 미만의 저평가 상태라는 점도 행동주의 강화의 배경으로 지목됐다. 보고서는 “상법 개정 → 행동주의 확대 → 밸류업 정책·주주환원 강화”라는 선순환이 형성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본이 지배구조 개혁과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 이후 중복상장 해소, 주주환원 확대 등으로 구조적 주가 상승을 이뤘듯, 한국도 행동주의 캠페인이 초과수익의 핵심 트리거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VIP자산운용, ‘우호적 행동주의’로 존재감 확대…“대주주도 거부 못할 제안이 핵심”
가치투자 하우스인 VIP자산운용이 ‘우호적 행동주의’ 전략으로 시장에서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 다른 행동주의가 공격적 압박을 활용하는 것과 달리, VIP운용은 20~50쪽에 달하는 기업 맞춤형 제안서를 통해 대주주와 소액주주 모두가 이익을 보는 ‘윈윈 전략’을 제시한다. 뉴스1과 인터뷰에서 김민국 대표는 이를 “매력적이라 거절할 수 없는 연애편지”라고 표현하며, 주주환원뿐 아니라 M&A, 브랜드 전략, 글로벌 생산기지 배치 등 종합적 컨설팅 방식으로 접근한다고 설명했다.
실행까지 수년이 걸리는 경우가 많지만, 메리츠금융지주의 사례처럼 장기 설득이 결실을 맺기도 한다. 10년 투자 끝에 지배구조 혁신이 현실화됐고 주가는 3배 뛰었다. 롯데렌탈처럼 예상치 못한 유상증자로 투자자들이 실망한 사례도 있지만, VIP운용은 여전히 대화를 이어가며 새 주주와의 협력도 계획 중이다. 김 대표는 “우호적 설득으로 기업의 자발적 변화를 이끌고, 저평가 기업이 제 가치를 찾는 시장 문화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국민연금, 개정 상법 반영해 책임투자 강화…해외는 전문기관 통한 ESG 압박
국민연금공단이 개정 상법을 의결권 행사 기준에 반영하며 국내외 기업을 상대로 한 책임투자를 강화한다. 국민연금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 보고한 업무계획에 따르면, 공단은 ‘수탁자책임 세부 기준’을 정비해 체계적인 주주활동을 추진한다. 핵심은 감사위원 선임 시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의 의결권을 모두 합산해 3%로 제한하는 규정을 지침에 반영하는 것이다. 이는 총수 일가의 영향력을 축소하고 기업 이사회의 독립성을 높이려는 취지로, 국민연금의 의결권이 국내 기업 지배구조에 미치는 영향력도 커질 전망이다.
해외 투자에서는 방대한 포트폴리오를 직접 관리하기 어려운 점을 고려해 전문기관에 ‘기업과의 대화(Engagement)’를 위탁하는 방식으로 ESG 중심의 주주활동을 체계화한다. 단순 의결권 행사를 넘어 경영진과의 상시 소통을 통해 탄소배출, 이사회 운영 등 지속가능성 문제를 적극적으로 제기하겠다는 전략이다. 국민연금은 국내에서는 상법 개정을 지렛대 삼아 지배구조 개선을 압박하고, 해외에서는 전문 기관을 활용해 ESG 경영을 유도하는 ‘투트랙’ 책임투자를 강화하고 있다.
구윤철 부총리 “개별주식 장기투자 소액주주에 인센티브…배당·상속세 완화도 적극 논의”
정부가 소액주주의 장기투자를 유도하기 위해 새로운 세제 인센티브를 도입할 계획이다.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9일 기자간담회에서 “자본시장에 오래 머무르거나 개별 종목을 장기 보유하는 소액주주에게 확실한 인센티브를 제공하겠다”며 내년 중 빠른 시일 내 시행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국회에서 논의 중인 배당소득 분리과세 최고세율 인하에 대해선 “밸류업을 위해 최대한 낮추는 방향에 동의한다”고 밝혔으며, 상속세 인적공제 확대 역시 “닫힌 사고를 갖고 있지 않다”며 긍정적 검토 의사를 드러냈다.
다만 법인세율은 “정부안 범위에서 1%포인트 정상화” 원칙을 유지하겠다고 했고, 부동산 세제는 개별 항목 손질보다 국민 공감대와 정책적 일관성을 고려한 종합 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호반건설 ‘벌떼 입찰·일감 몰아주기’ 과징금 243억 확정…대법 “나머지 365억 취소”
호반건설이 총수 일가의 계열사 지원 의혹으로 공정거래위원회가 부과한 608억 원의 과징금 중 243억 원을 확정받고, 나머지 365억 원은 취소되면서 사건이 대법원에서 최종 정리됐다. 대법원 3부는 20일 호반건설이 제재 취소를 요구하며 제기한 소송에서 원심과 동일하게 일부 부당지원만 인정했다. 공정위는 2014~2017년 계열사 19곳을 동원한 ‘벌떼 입찰’로 23개 공공택지를 따낸 뒤 이를 총수 김상열 회장 두 아들이 지배하는 9개 법인에 전매하고, 2조 원 넘는 사업비를 무상 지급보증하는 등 일감을 몰아줬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법원은 공공택지 전매와 입찰 신청금 무이자 대여는 부당지원으로 보기 어렵다며 과징금 상당 부분을 취소했다. 반면 무상 지급보증과 공사 이관 등은 통상 관행을 벗어난 특혜로 인정해 부당 지원으로 판단했다. 이에 따라 호반 일가 13개 법인이 시행사업으로 올린 1조 원대 이익 구조가 다시 쟁점이 되지는 않았지만, 총수 일가 지원 목적의 일부 행위는 최종적으로 위법성이 확인됐다.
LS “에식스 상장으로 기업가치 확대” vs 소액주주 “중복상장으로 LS 가치 희석”
LS그룹이 증손회사 에식스솔루션즈의 국내 증시 상장을 추진하며 “설비투자 재원을 마련해 기업가치를 3배까지 키울 수 있다”고 강조했지만, 소액주주들은 “중복상장으로 LS의 가치가 오히려 떨어질 것”이라며 강하게 반대했다. 20일 열린 상장 설명회에서 LS 측은 AI 데이터센터 확산으로 특수권선 수요가 급증해 2028년까지 4000억 원의 설비투자가 필요하다며, 차입 확대로 부채비율이 상승할 경우 이자비용 부담이 커져 기업가치가 훼손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상장은 자본 희석을 최소화하면서 필요한 자금을 확보하는 유일한 선택지라는 입장이다.
반면 소액주주들은 에식스솔루션즈 상장이 LS전선·LSMnM의 향후 상장까지 촉발할 수 있다며 “모자회사 중복상장으로 LS 가치가 구조적으로 훼손된다”고 반박했다. 일부 주주는 LS전선을 100% 자회사화하는 것이 오히려 기업가치를 높이는 길이라고 주장하며 상장 철회를 요구했다. LS 측은 “추가 상장은 주주 이익이 우선”이라며 소통 의지를 밝혔지만, 중복상장 논란은 양측의 입장 차만 확인한 채 결론 없이 이어지고 있다.

최태원 “금산분리 해제가 아니라 AI 투자 위한 새 제도가 필요하다”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최근 금산분리 해제 논의에 대해 “핵심은 금산분리 자체가 아니라 AI 경쟁 시대에 필요한 막대한 투자금을 어떻게 조달할 수 있느냐”라며 새로운 제도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20일 열린 ‘기업 성장 포럼’에서 최 회장은 “기업이 돈이 없으니 금산분리를 풀어달라는 것으로 왜곡돼 있다”며 “실제로 원하는 것은 집중화된 투자를 감당할 수 있는 새로운 제도적 장치”라고 밝혔다.
그는 AI 인프라 경쟁이 “규모와 속도의 게임”이라고 진단하며, 1GW급 데이터센터를 짓는 데 70조원, 10GW급만 해도 700조원이 필요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중국이 100~300GW급 계획을 세우는 상황에서 한국 기업이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려면 기존 규제 체계만으로는 자금 조달이 불가능하다는 우려다.
최 회장은 필요하다면 일부 금산분리 완화도 검토될 수 있지만 “본질은 투자를 위한 새로운 방법론과 돌파구”라고 재차 강조했다. 이날 포럼에는 정부·여야 정책 책임자와 KB·신한·하나·우리·농협 등 주요 금융지주 회장들이 참석해 AI 시대의 기업 생태계 전환 방안이 논의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