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총 하루 전 설득은 의미 없다…평소 신뢰와 ESG 투명성이 기업의 방패”

박병준 한국의결권자문 팀장 “행동주의의 진짜 대응은 ‘신뢰의 거버넌스’…주주와의 일상적 소통이 방어선”

법무법인 바른 주최로 ‘Post ESG 시대, Next Risk Governance로의 전환: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리스크 관리체계 고도화’를 주제로 한 포럼이 4일 오후 2시 서울 강남구 바른빌딩 15층 컨퍼런스홀에서 열렸다. [사진=안수호]

“행동주의 펀드의 가장 강력한 무기는 자본이 아니라 ‘신뢰’입니다.”

법무법인 바른 주최로 ‘Post ESG 시대, Next Risk Governance로의 전환: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리스크 관리체계 고도화’를 주제로 한 포럼이 4일 오후 2시 서울 강남구 바른빌딩 15층 컨퍼런스홀에서 열렸다.

이날 박병준 한국의결권자문 팀장은 “상법 개정 이후 주주의 권한이 확대되면서, 기업의 지배구조는 더 이상 내부의 규율만으로는 방어되지 않는다”며 “평소 투자자와의 신뢰를 기반으로 한 ‘소통형 거버넌스’가 새로운 경쟁력”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의결권 자문사로서 수많은 주주총회 안건과 표 대결을 지켜본 경험을 바탕으로 “법보다 문화가, 자본보다 관계가 기업을 지킨다”고 말했다.


◆ “상법 개정, 주주권 강화로 방향 전환…기업은 ‘외부형 지배구조’로 진화해야”

박 팀장은 최근 상법 개정이 주주의 권한과 비중을 꾸준히 확대하는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배구조의 중심이 이제 ‘내부 통제’에서 ‘외부와의 관계 관리’로 이동하고 있습니다.
기업 내부의 구조 개선도 중요하지만, 외부 주주들과의 신뢰 관계를 지배구조의 축으로 삼는 시대가 열리고 있습니다.”

그는 “기업이 상법 개정이나 행동주의 펀드의 등장에 방어적으로만 대응하기보다, 이를 계기로 주주 신뢰를 자산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행동주의 펀드의 공격은 주총 하루 전이 아니다…‘사전전략’의 싸움”

박 팀장은 행동주의 펀드의 표 대결 방식을 “철저한 장기전”이라고 표현했다.

“행동주의 펀드는 주총 직전에 움직이지 않습니다. 몇 달 전부터 공개서한, 언론 인터뷰, 의결권 자문사 미팅을 통해 여론을 형성합니다.
기업이 이를 하루 전 공시나 해명으로 대응하려는 건, 이미 게임이 끝난 뒤에 뛰어드는 겁니다.”

그는 “결국 승부는 평소의 신뢰 자본에 달려 있다”며, “기업이 평소 IR 브리핑이나 정기 의견 교환 창구를 통해 투자자와 꾸준히 소통하고, 경영 로드맵과 의사결정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말했다.

“주총 직전의 설득은 효과가 없습니다. 평상시 ‘이 회사는 믿을 수 있다’는 인식을 시장에 심어두는 게 가장 강력한 방어 전략입니다.”


◆ “주주 신뢰는 ESG 투명성에서 시작된다”

박 팀장은 최근 주주 제안의 성격이 재무 중심에서 ESG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제는 배당 확대나 자사주 매입 같은 전통적 안건보다, ‘탄소배출 감축 계획을 공시하라’, ‘공급망 인권 문제를 개선하라’, ‘이사회 다양성을 강화하라’ 같은 ESG 이슈가 핵심이 되고 있습니다.”

그는 “이 흐름의 배경에는 글로벌 자산운용사와 연기금의 스튜어드십 코드가 자리하고 있다”며 “책임투자를 중시하는 기관투자자들이 ESG 이슈에 적극적으로 찬성표를 던지고 있기 때문에, 기업이 이를 ‘이미지’로만 다루면 리스크가 된다”고 지적했다.

“행동주의 펀드도 이제 ESG를 명분으로 활용합니다. 즉, ESG는 ‘윤리’가 아니라 공격과 방어의 언어가 된 것입니다.”


◆ “공시로 끝내면 안 된다…ESG는 행동주의의 새 전장”

박 팀장은 “ESG 보고서를 내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며, “ESG 이슈는 이제 주주 행동주의의 새로운 전장”이라고 경고했다.

“기업이 ‘공시 의무를 다했다’고 생각하는 순간, 그 공시는 공격의 근거가 됩니다.
ESG는 책임투자자의 평가 기준이자, 행동주의의 명분이기 때문입니다.”

그는 “이사회 내에 ESG 위원회를 신설하고, 국내외 기준에 맞는 지속가능성 보고를 강화해야 한다”며,
“이사회가 ESG를 비용이 아닌 신뢰의 통화로 다룰 때, 기업의 장기 자금조달 안정성도 확보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 “지배구조의 미래는 ‘관계의 설계’…기업과 주주는 같은 배를 탄다”

박 팀장은 “지배구조는 단순한 통제 구조가 아니라, 관계의 설계도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기업 내부의 제도 개선만큼 중요한 건, 주주와의 대화 방식입니다.
평소에 신뢰를 쌓은 기업은 주총에서 이기고, 그렇지 못한 기업은 언론에서 진다는 말이 있습니다.”

그는 “기업의 투명성과 주주의 신뢰가 맞물릴 때, 그것이 곧 ESG이고, 곧 지배구조의 진화”라며 “이제 기업의 경쟁력은 관계 관리의 성숙도에서 갈린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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