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재벌 비상장사 순이익, 10년 새 3.8배 급증…“지배구조 왜곡 결과”

10대 재벌 비상장사 순이익, 10년 새 3.8배 급증…“지배구조 왜곡 결과”

국내 10대 재벌그룹 비상장사들의 순이익이 10년 새 3.8배로 급증하며 상장 계열사들을 큰 폭으로 앞질렀다. 매출 증가율은 낮지만 당기순이익만 가파르게 불어난 이례적 현상에 대해, 재벌들이 비상장사를 ‘일감 몰아주기’나 세습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공정거래위원회 기업집단포털에 따르면 10대 그룹의 비상장사는 2014년 479곳에서 2024년 722곳으로 50% 이상 늘었다. 같은 기간 상장사는 97곳에서 118곳으로 21.6% 증가에 그쳤다. 비상장사 증가 폭이 가장 컸던 곳은 SK그룹(65→177개)이며, 이어 한화·신세계·현대차 순이었다.

2024사업연도 기준 비상장사 순이익은 7조9237억 원으로 10년 전(2조827억 원)보다 280% 이상 급증했다. 삼성 제외 9대 그룹만 따져도 587% 증가했다. 반면 상장사는 10년간 104% 증가에 그쳤다. 비상장사 한 곳당 평균 순이익은 43억 원에서 110억 원으로 2.5배 늘었다.

문제는 이런 이익이 총수 일가의 부(富) 이전 통로로 악용되고 있다는 점이다. 비상장사는 외부 감시가 어려워, 내부 일감 몰아주기나 배당을 통해 오너 일가에게 막대한 현금을 이전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예컨대 GS그룹 삼양인터내셔날은 1년간 순이익(91억 원)보다 많은 100억 원을 배당했고, 대부분이 사주 일가에게 돌아갔다. 카카오의 케이큐브홀딩스 역시 33억 원의 순손실에도 불구하고 150억 원을 배당했다.

전문가들은 “비상장사의 순이익 급증은 정상적인 경영성과라기보다 지배구조 왜곡의 결과일 가능성이 높다”며 “공시 의무 강화와 내부거래 투명성 제고가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최태원 회장 [사진=SK]

“AI 투자 명분으로 금산분리 훼손 안 돼”…경제개혁연대, SK특혜 논란 제기

정부가 인공지능(AI) 산업 투자를 명분으로 금산분리 규제 완화를 검토하자, 경제개혁연대가 “특정 기업을 위한 맞춤형 특혜”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연대는 2일 논평에서 “AI 투자 촉진이라는 구호 아래 금산분리 원칙을 흔들어선 안 된다”며 “SK그룹의 민원성 요구에 정부가 휘둘리고 있다는 의심을 지울 수 없다”고 밝혔다.

이번 논란은 이재명 대통령이 오픈AI CEO와의 면담에서 “AI 투자 활성화를 위해 금산분리 규제를 재검토하겠다”고 발언한 데서 비롯됐다. 업계는 이를 지주회사형 벤처캐피탈(CVC) 규제 완화로 해석하고 있다. 현재 공정거래법상 일반지주회사는 금융계열사 소유가 금지돼 있지만, 2020년 예외적으로 CVC 설립이 허용됐다. 단, 부채비율 200%·외부자금 조달 40%·해외투자 20% 제한 등 엄격한 조건이 있다.

재계는 외부자금·해외투자 한도 완화를 요구해왔으며, 그 선두에 최태원 SK 회장이 있다. 하지만 연대는 “SK는 아직 CVC를 설립한 적도 없으며, CVC 제도의 성과는 이미 다른 대기업들에서 나타나고 있다”고 반박했다. 실제로 국내 45개 지주사 중 10곳이 14개 CVC를 운영 중이지만 SK는 포함되지 않았다.

연대는 “SK실트론 인수 논란 등 과거 사례를 보면 SK를 위한 추가 완화는 설득력이 없다”며 “정부가 일부 재벌의 요구를 수용한다면 금산분리 원칙은 더 훼손되고, 결국 AI 투자를 빌미로 한 재벌 특혜 논란만 키우게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사진=픽사베이]

한국금융연구원 “은행 사외이사, 현금 대신 주식·성과 연동 보상 필요”

국내 은행 그룹의 사외이사 보상을 현금 중심에서 주식·성과 연동형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김우진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5일 발표한 ‘국내 은행그룹 사외이사제도의 운영체계 개선 방안’ 보고서에서 “사외이사는 기업 거버넌스의 핵심 주체로, 회사 이해관계자 중 하나로서 경영성과와 연계된 보상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 사외이사 보상은 대부분 현금 위주이지만, 앞으로는 기본급을 전액 주식으로 지급하고 회의 참석비만 현금으로 지급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또한 스톡옵션 제도 재도입을 통해 장기적 주주가치 제고를 유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연구위원은 “성과 연동형 장기 인센티브는 주주 이해관계와 일치하는 보상 구조를 만들어 밸류업(기업가치 제고)과 주주 중심 경영을 강화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상법 개정으로 이사의 충실의무 대상에 ‘주주’가 포함된 점을 언급하며, “전체 주주의 이익을 무시하면 업무상 배임죄 적용 범위가 확대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사외이사는 충분한 정보 수집과 절차적 정당성 확보를 통해 ‘경영판단의 원칙’ 보호를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기형 의원

“자사주는 자본”…與, 소득세·법인세 개정으로 자사주 소각 의무화 ‘정조준’

더불어민주당이 자사주 소각 의무화를 위한 3차 상법 개정에 속도를 내며, 자사주의 법적 성격을 ‘자본’으로 명확히 규정하는 세법 개정까지 추진한다. 오기형 민주당 코스피5000 특위 위원장은 2일 의원들에게 “세법상 자사주 거래 기준의 일관성을 확보하기 위한 소득세법·법인세법 개정안 공동발의를 요청한다”며 협조를 구했다.

오 위원장은 “경영계는 자사주를 자산으로 보고 ‘현금성 자산 N조 증발’을 우려하지만, 회계기준상 자사주는 자산이 아니라 자본에서 차감되는 항목”이라며 “일부 세법에서만 자사주를 자산거래로 간주하는 것은 조세회피의 여지를 남긴다”고 지적했다.

개정안은 자사주 취득을 원칙적으로 ‘자본거래’로 간주해 개인 주주에게 귀속되는 소득은 배당소득으로, 다만 거래소를 통한 매각은 예외적으로 양도소득으로 보도록 했다. 또한 법인의 자사주 처분 손익을 익금·손금에 포함하지 않는다는 조항도 명시됐다.

민주당은 올해 안에 상법 개정과 세법 정비를 동시에 마무리할 계획이다. 오 위원장은 “기업들이 자사주를 경영권 방어에 악용해 지배구조 왜곡과 주가 저평가를 초래했다”며 “세법 개정으로 자사주의 성격을 명확히 하고, 시장의 예측 가능성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반면 재계는 “자사주는 유동성 확보 수단이자 적대적 M&A 방어 장치”라며 반대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경실련 “재벌 일감몰아주기 비과세·친족범위 축소, 부자 감세 조장”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이 정부의 재벌·대기업 관련 세제 완화 정책이 조세 회피와 사익편취를 부추기고 있다며 강도 높은 제도 정상화를 촉구했다.

경실련은 7일 논평을 통해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일감몰아주기 과세 요건 완화, 동일인 친족범위 축소, 가업상속공제 완화 등 일련의 조치가 재벌 특혜이자 부자 감세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먼저, 경실련은 일감몰아주기 증여의제 제도의 정상화를 요구했다. 정부는 2022년까지는 재벌과 대기업의 해외법인과의 내부거래만 비과세했지만, 윤석열 정부 출범 직후부터는 국내법인 간 수출목적 거래도 비과세 대상으로 확대했다. 경실련은 “이로 인해 재벌 내부거래가 급증하고, 세금 회피 수단으로 악용될 위험이 커졌다”며 국회의 관련 세법 개정과 역외탈세 세무조사 강화를 요구했다.

또한 경실련은 2022년 개정된 공정거래법 시행령에서 동일인(총수) 친족범위를 혈족 6촌·인척 4촌 → 혈족 4촌·인척 3촌으로 축소한 점도 문제로 지적했다. “이는 기업집단 규제 대상을 줄이고, 총수 일가가 규제를 회피할 여지를 넓힌 조치”라며 “기존 기준으로 되돌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마지막으로 가업상속공제제도의 남용도 비판했다. 경실련은 “본래 기술력 있는 중소기업의 세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제도였지만, 완화가 거듭되며 대기업·중견기업까지 상속세를 줄이는 수단으로 변질됐다”며 “부의 대물림을 조장하는 과도한 조세특례를 시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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