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인 모욕한 평론가, 강사로?”…한예종 학생들, 반발 서명운동

백승무 평론가, 고 이은용 작가 작품 평론으로 물의

백승무 강사 [사진=서울문화재단]

이 작품이 올해 수상작이 되어야 할 이유가 따로 있을까? 해당 극작가의 비극적 죽음이 수상작 선정에 암묵적으로 영향을 미친 건 아닌지 하는 불경한 가정은 과도한 억측으로 처리하겠다

백승무 연극평론가가 지난해 고(故) 이은용 극작가의 <우리는 농담이 (아니)야>의 백상연극상 수상을 두고 쓴 글이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출신 이은용 작가는 성소수자다. 그는 지난해 극단적 선택으로 세상을 떠났다.

그런 이은용 작가에게 모욕적인 평론을 한 백승무 평론가가 한예종 강단에 서게됐다. 학생들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은용 극작가 [사진=서울문화재단]

8일 김수민(방송영상과 22학번)·조제인(극작과 19학번)을 비롯한 한예종 학생들은 ‘졸업생 고인을 모욕한 연극인 백승무를 강사로 채용하는 한국예술종합학교와 연극학과를 규탄한다’라는 연대 서명을 진행하고 있다. 또한 서명을 촉구하며 학교를 비판하는 대자보도 학내에 붙었다.

백승무 평론가는 강사 신분으로 한예종에서 2학기에 개설되는 <희곡분석1> 강의를 맡게 됐다. 학생들은 대자보를 통해 “졸업생 고인을 모욕한 연극인을 졸업생의 모교에 강사로 채용하는 것이 한국예술종합학교와 연극학과가 추구하는 교육공동체의 방향성이냐”면서 “고인 모독의 글로 비평 윤리를 저 버린 백승무와 그러한 백승무를 강사로 채용한 연극학과를 규탄한다”고 밝혔다.

문제가 된 평론은 <공연과 이론 2021·여름호·통권 82호>에 실렸다. 백 평론가는 당시 <우리는 농담이 (아니)야>의 백상연극상 수상에 비판적 의견을 게재했다.

우선 관람객 수가 적었던 점을 문제 삼았다. 백 평론가는 “그런데 유독 연극 수상작은 관람객이 고작 인구의 0.000009%에 불과한 공연이 차지했다. 포털사이트엔 공연 이미지조차 거의 없다”면서 “관계자들은 알까, 그들이 자랑스러워하는 예술상의 권위가 고작 450명이 향유한 작품에 부여된 사실을?”이라고 썼다.

또한 백 평론가는 이은용 작가의 죽음과 수상이 관련있다는 언급을 했다. 그는 “작품의 예술성을 따지는 심사에 작품 외적 사연이 개입할 리가 있겠는가”라며 “예술이 추모일 수는 있지만, 심사는 추모가 되어선 안 된다”고 했다.

또한 심사 위원들이 해당 연극을 보지 않고 시상을 했다는 추측도 평론에 담았다.

심사위원들은 모두 그 공연을 봤을까? 못 봤을 수도 있다. 동영상 심사로 대체했을 수도 있다. 연극의 생명이 현장성에 있다고 외치면서 동영상으로 심사하는 코미디는 그리 낯설지 않다. ‘직관’하지 않아도 전작들의 성과로 연출가의 작품세계를 얼추 가늠할 수 있다는 논리도 가능하다. 그래도 걱정된다. 이런 논리가 상식적일까? 이런 논리가 과연 대중에게도 통할까? 그 실상을 알면 연극상은 제외하는 게 맞다고 으르렁거리지나 않을까? 누가 알까 봐 내심 염려되는 건 나만의 군걱정인가?

우리는 농담이 (아니)야 포스터 [사진=미아리고개예술극장]

당시 이 평론이 문제가 되자 백 평론가는 사과문을 게재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한예종 학생들은 “사과문에는 ‘그럴 의도가 아니었다’는 변명이 주였으며, 에세이의 지면이었던 <공연과 이론>은 문제 상황을 정확히 기재하지도 않은 불충분한 입장문”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학생들은 “백승무가 연극원 연출과/연극학과 전공필수 수업 강사의 자질이 있을지 강력하게 의문을 제기한다”면서 “더불어 백승무를 강사로 임용한 학교와 연극학과의 무책임함에도 의문을 제기한다”고도 했다.

<우리는 농담이(아니)야>는 트랜스젠더를 통해 이분법적 사회에서, 경계에 대한 질문을 던진 작품이다. 이은용 작가는 과거 “이 공연이 지금 오늘을 살아가고 있는 트랜스젠더, 논바이너리, 시스젠더, 모든 소수자에게 닿았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연대 서명 촉구 대자보 [사진=페이스북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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