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직 절반 이상은 연봉 1억원 넘는데…

국내 언론계 최고 수준 연봉과 복지를 자랑하는 KBS가 최저 임금을 지급하며 과도한 노동을 요구하는 채용 공고를 올렸다. 하고 싶은 일을 하게 해 줬다는 구실로 청년 구직자에게 보수를 제대로 지급하지 않는 이른바 ‘열정페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10일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KBS가 최근 유튜브 콘텐츠 제작 인력을 신규 채용하면서 올린 공고가 공유됐다.
영상 편집, 미리보기 화면 제작, 유튜브 업로드, 채널 운영 관리, 이벤트 기획을 하는 직무다. 동영상과 사진 편집 프로그램을 다룰 수 있어야 하고, 업무는 개인 노트북으로 해야 한다.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여의도 KBS 별관에서 근무한다. 임금은 시간당 9160원이다.
또한 주휴수당도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40시간을 근무해야 준다고 쓰여 있다. 관련 법은 1주일 15시간 이상 근로하면 주휴수당을 지급하도록 돼있다.

이 공고를 본 누리꾼들은 다소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한 이용자는 “방송 경력을 쌓으려는 젊은이들을 이용하는 열정페이가 아니냐”고 쓰기도 했다.
과거 KBS에 근무했다는 경험담도 올라왔다. 또 다른 이용자는 “KBS에서 해외 언론 보도 관련 업무로 새벽 5시에 출근하는 조건을 내걸어서 얼마 다니지 못하고 퇴사한 바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KBS 보도본부 국제부는 리서치 요원(리서처)라는 이름으로 월 200만원대 급여를 지급하는 계약직을 현재도 채용하고 있다.
오전 5시부터 낮 12시까지 근무하거나 오후 3시부터 10시까지 근무하는 조건이다. 해외 언론 보도가 나오는 시간에 맞춰 근무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중교통으로 출퇴근이 거의 불가능한 상황임을 고려하지 않은 처우라는 비판이 가능하다.

KBS는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임금 차별이 큰 수준이다. 김웅 국민의힘 의원은 작년 2월 기준 KBS의 억대 연봉자가 60%이며 무보직자가 2053명이라고 밝혔다. 또한 KBS는 직원당 복리후생비로 500만원(2019년기준)을 지급하고 있다.
반면 KBS 무기계약 직원 평균 연봉은 3800만원(2020년)으로 나타났다. 기간제 직원 역시 3300만원 수준이다.
당시 KBS 직원 연봉이 논란이 되자 한 직원은 “밖에서 우리 직원들 욕하지 말고 능력 되고 기회 되면 입사하라”는 조롱 글을 익명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남기기도 했다.

한편 더불어민주당이 작년 4월 추진하기로 한 ‘공영방송 지배 구조 개선안’은 국회에서 아직 처리되지 않고 있다. 대통령과 정치권의 영향력이 큰 KBS, MBC, EBS 이사진 임명 방식을 개선하는 내용을 담았다.
정치권 관계자는 “다수당인 민주당은 야당이 되자 추진 의지를 밝히고 있지만, 여당인 국민의힘은 다소 미온적”이라면서 “후반기 원구성이 끝나고 상임위 간사가 우선순위 법안을 합의해야 통과 여부를 알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여야 합의가 이뤄지지 않는 이상 법 통과 여부는 불투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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