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네이버·두나무 빅딜, 결국 ‘중복 상장’ 논란으로

네이버와 두나무의 ‘포괄적 주식 교환’은 업계에서 ‘빅딜’로 불린다. 가상자산 거래소 1위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가 네이버페이 산하로 들어가는 구조다. 이해진 네이버 의장과 송치형 두나무 회장의 결단으로 성사된 이 거래는 국내 IT·금융 산업에 큰 파장을 예고한다. 그러나 화려한 포장 뒤에는 ‘중복 상장’이라는 불편한 진실이 자리한다.

IPO 없이는 불가능한 구조

이번 거래의 핵심은 두나무 주주들의 엑시트 플랜이다. 네이버페이는 신주를 대량 발행해 두나무 지분과 맞바꾸고, 그 대가로 두나무 주주들은 네이버페이 주주가 된다. 결국 이들이 현금을 거둬들이려면 네이버페이 IPO가 불가피하다. 네이버페이가 비상장 상태에서 수조원대 주주들을 달래줄 방법은 없다. IPO 없이는 이 딜이 성립할 수 없다는 말이다.

하지만 여기서 문제가 발생한다. 네이버는 이미 코스피 상장사다. 네이버의 핵심 사업인 네이버파이낸셜(네이버페이)이 다시 증시에 오르면 사실상 동일 그룹 내에서 ‘쪼개기 상장’ 논란이 재점화될 수밖에 없다. 이는 투자자 신뢰를 흔드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희석되는 기존 주주가치

네이버페이가 두나무를 인수하려면 막대한 신주 발행이 불가피하다. 그만큼 네이버의 지분율은 희석된다. 현재 네이버가 네이버페이 지분 약 70%를 보유하고 있지만, 거래가 완료되면 최대주주 지위조차 위태로워질 수 있다. 심지어 업계에서는 송치형 회장이 네이버페이 개인 최대주주로 올라설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온다.

이는 곧 네이버 기존 주주들의 지분가치 희석으로 직결된다. ‘네이버-네이버페이-두나무’라는 중첩된 지배구조 속에서 주주들은 원치 않는 손해를 떠안게 되는 셈이다. 엑시트는 두나무 주주들의 것이고, 비용은 네이버 주주들이 지불하는 구조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쪼개기 상장 논란의 귀환

네이버 경영진은 그동안 네이버페이 IPO 추진에 신중한 태도를 보여왔다. 바로 ‘쪼개기 상장’이라는 비판 때문이다. 카카오 사례 이후 IT 플랫폼 기업들이 자회사 상장 과정에서 기존 주주들과 갈등을 빚었던 점은 아직도 시장의 뇌리에 남아 있다. 그러나 이번 빅딜로 네이버는 결국 IPO 카드를 꺼낼 수밖에 없는 상황에 몰렸다. 두나무 주주들에게 현금을 안겨주려면 상장이 유일한 해법이기 때문이다.

결국 이번 합병은 네이버페이 IPO를 기정사실화하며, 다시금 ‘네이버 상장사-네이버페이 상장사’라는 중복 구조를 낳는다. 이는 네이버의 지배구조 단순화와는 정반대 흐름으로, 장기적으로 주주가치에 악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크다.

주주가치 훼손의 그림자

이번 네이버·두나무 빅딜은 화려해 보이지만, 실상은 엑시트를 원하는 두나무 주주들의 이해와 네이버페이의 상장 필요성이 맞아떨어진 결과물이다. 그러나 그 대가로 네이버 기존 주주들이 감내해야 할 가치 훼손은 간단치 않다. 주주환원과 지배구조 투명성을 강조하는 요즘, 네이버는 또 다른 ‘쪼개기 상장’의 역풍을 맞을 수 있다.

결국 관건은 IPO 과정에서 어떻게 기존 주주들을 설득하고, 상장 이후 중복 상장 구조가 낳을 수 있는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을지다. 그렇지 않다면 이번 ‘빅딜’은 두 창업자들의 결단으로 기록되기보다, 주주가치 희생 위에 세워진 합병으로 남을 공산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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