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권 분쟁’ 중 만호제강의 자사주 활용법 [분석+]

최대주주와 2대 주주가 만호제강 경영권을 놓고 싸우고 있다. 만호제강 자사주 9.9% 지분이 협력 업체 한국선재에 넘어갔다. 최대주주에게 유리한 상황이 펼쳐졌다.

9일 공시에서 한국선재는 만호제강 41만 850주(9.9% 지분)를 약 141억원에 취득했다고 밝혔다. 만호제강이 가진 자기 주식이 한국선재에 장외에서 매도된 것이다.

김상환 만호제강 대표이 보유한 23.15% 지분에 더해 한국선재 측이 보유한 9.9% 지분이 김 대표 측 우호 지분이 될 전망이다.

2대 주주인 엠케이에셋 측이 보유한 21.97% 지분을 앞서게 됐다. 한국선재는 이번 주식 취득의 목적을 “상호 협력을 위한 전략적 제휴”라고 밝혔다.

만호제강은 철강으로 된 선(로프)를 만드는 기업이다. 한국선재는 아연 도금철선과 와이어로프를 만드는 선재 사업이라는 공통 분모가 있다.

투자회사 엠케이에셋은 2000년대 초반부터 만호제강에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엠케이에셋은 거액 개인 자산가인 배만조-최경애 부부의 법인이다.

이들은 2021년 3월 만호제강 5.20% 지분을 확보했다고 밝히며 처음 주요 주주로 등장했다. 이후 지분을 꾸준히 늘렸다.

이들은 2022년 만호제강에 전 국세청 공무원 이종오씨를 감사로 선임할 것과 ▲자사주 소각 ▲자산 재평가 ▲액면 분할을 표결로 결정하자고 요구했다. 다만 주주총회에서 표 대결에서는 승리하지 못했다.

2023년 7월 배씨 부부 측은 만호제강 15.89% 지분에 대한 보유 목적을 ‘단순 투자’에서 ‘경영 참여’로 변경했다.

만호제강은 자사주 확보로 대응해왔다. 9월 말 기준 자사주 비중이 전체 발행 주식 수의 11.99%에 달했다. 임직원들이 운용하는 우리사주조합도 회사 자금을 공급받는 방법으로 만호제강 4.58% 지분을 확보해둔 상태다.

자사주는 그 자체로는 의결권이 없다. 그러나 우호 세력에게 매각하거나 대여하는 방법으로 의결권을 부활시킬 수 있다.

만호제강이 자사주를 넘겨 의결권 부활을 시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엠케이에셋에게 경영권을 넘길 수 있다는 불안감이 반영됐다.

엠케이에셋은 지난해 주총에서 만호제강의 경영진 교체를 추진했다. 현 최대주주인 김상환 대표 측과 표 대결에서 도앞섰다. 그러나 만호제강은 엠케이에셋의 의결권을 제한했다. 이 문제를 두고 법적 다툼 중에 있다.

경영권 분쟁 중에 자사주를 우호 세력에 매각한 사례는 많다. 상대방이 이를 법적으로 문제 삼는 경우도 있다.

금호석유화학과 OCI가 2021년 315억원 규모 자사주를 맞교환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 측과 경영권 분쟁 중인 박철완 전 금호석유화학 상무는 이를 무효라고 주장하고 있다.

서울고등법원은 지난 10월 25일 박 전 상무 측이 2023년 12월 제기한 자기주식처분 무효확인 청구와 관련해 원고의 항소를 기각했다.

이달 6일 서울고법 재판부는 박 전 상무가 금호석유화학을 상대로 제기한 ‘자기주식처분 무효 확인 청구 소송’에 대해 상고장 각하 명령을 내렸다. 앞서 2심에서 패소한 박 전 상무는 지난달 상고장을 제출했다. 이후 법원의 인지보정명령을 이행하지 않아 상고장이 각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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